금융 금융일반

'S 공포' 확산… 고개 드는 금리인상 [美-이란 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0 18:29

수정 2026.03.10 18:51

에너지값 오르고 원화값 떨어져
韓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직면
중동전쟁 마무리까지 과제 산적
연준 금리인하 늦어지거나 불발
한은도 인상시기 앞당길 가능성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한국 경제에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겹쳤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면 수입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전반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은은 10일 3년·5년·10년물 국고채를 대상으로 총 3조원 규모 단순매입을 실시하며 최근 급등한 시장금리에 대응했다. 단순매입은 금리 상단을 제약하는 효과가 있으나 금리 향방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순매입은 금리 상단을 제약할 수 있지만 금리 하락 전환의 계기로 보기 어렵다"며 "역대 최대 수준인 3조원 매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시장금리 안정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도 "핵심 변수는 결국 유가"라며 "유가 급등이 지속되면 금리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지만 단순매입만으로 변곡점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예상했다. 목표치 2.0%에 근접한 수준으로, 연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64달러로 가정한 결과다. 당시 한은은 상반기 유가를 65달러, 하반기를 63달러로 전망하면서 "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가 올라도 연중 초과 공급 상황으로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 공습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브렌트유도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이날 80달러대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유가 급등이 곧바로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쟁의 단기 해소 시나리오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이 4·4분기로 늦춰지거나 아예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국은행 역시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유가 상승 압력이 강해질수록 긴축 전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물가 압력은 단기적 대응뿐만 아니라 장기적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준다. 강승원 연구원은 "한달 정도 단기 급등이라면 소비 위축으로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전쟁이 이어진다면 한은이 금리 인상 옵션을 검토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환율도 금리의 주요 변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2원 내린 1469.3원으로 마감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일 종가는 1495.5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과 맞먹는 높은 레벨을 기록하며 변동성이 극에 달했었다.
고유가와 고환율 충격이 겹치면서 단기 동결이 우세였던 금리 흐름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홍예지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