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용처 달라 반납요청했지만
기초의원들 귀 기울여 듣지 않아"
행정감사 미실시엔 자성 목소리
전문가 "내부 견제기구 마련 필요"
기초의원들 귀 기울여 듣지 않아"
행정감사 미실시엔 자성 목소리
전문가 "내부 견제기구 마련 필요"
1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부산의 각 기초의회가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로부터 '역량강화 지원금' 명목으로 받은 450만원(세금)을 패딩 구매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등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했다. 협의회 회장을 맡은 부산진구의회는 각 의회가 지원금 사용 계획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별다른 검증 없이 예산을 지급하는 '방만한 조직 운영'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사무국은 기초의원이 책정된 예산을 무조건 써야 한다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회사무국 직원은 "이번 지원금의 경우, 다른 구의회에서 쓴다고 하니 '우리도 쓰자'라는 생각에 세금으로 개인의 패딩을 사고, 인당 10만 원에 가까운 값비싼 식사를 간담회 명목으로 진행했다"며 "사실 지원금 취지에 맞지 않아 직원들이 전액 반납할 것으로 요청했다. 그런데 사실상 의원들이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의원들의 '내로남불' 태도를 질책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직원은 "집행부 예산을 놓고서는 꼼꼼히 살펴 전액 삭감 조처하는 의회가 정작 자신들에게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며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 부담금을 증액한 것도 예산 심의 권한이 있는 의회가 그 누구의 견제를 받지 않고 통과시킨 탓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초의회가 의회사무국 대상으로는 행정사무 감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행정사무감사는 기초의회가 기초 지자체의 행정 전반을 점검하고 감시하는 제도다. 그런데 부산지역 16개 구˙군의회 중 12곳이 의회사무국에 대해서는 감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야말로 '제 식구 감싸기'인 셈이다.
이러한 지적이 늘자 최근 지역의 한 의회는 의회사무국도 감사 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시행 시기가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되면서 임기가 끝난 의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남아 있는 공무원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전문가는 의원 간 견제할 수 있는 내부 감사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동아대 행정학과 송진순 교수는 "외부에서는 감사원을 비롯한 주민의 정보공개청구, 시민소송,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기초의회를 감시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의회 내부에서는 제대로 된 견제 기구가 없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하나의 이해집단처럼 행동하면서 사실상 형식적 기구에 그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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