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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女, 극심한 가려움… 바퀴벌레 탓인 줄 알았는데 '피부묘기증'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1 05:57

수정 2026.03.11 16:30

극심한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한 20대 여성이 ‘피부묘기증’을 진단받은 사례가 보고됐다./사진=큐레우스
극심한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한 20대 여성이 ‘피부묘기증’을 진단받은 사례가 보고됐다./사진=큐레우스

[파이낸셜뉴스] 심각한 수준의 가려움증을 겪던 20대 여성이 병원을 찾았다가 '피부묘기증' 판정을 받은 의학적 사례가 학계에 알려졌다.

미국 필라델피아 정골의학대학 피부과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22세의 한 환자가 이틀 동안 이어진 극심한 가려움 및 발진 증세로 병원을 방문했다. 이 여성은 “집에서 바퀴벌레에 많이 노출된 직후부터 피부 증상이 시작됐다”며 “2주 전 새집으로 이사했는데, 해당 집에서 바퀴벌레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초기에 팔다리를 중심으로 발생한 발진은 순식간에 안면부와 몸통 전체로 번져나갔다. 피부 표면이 붉게 부어오르는 현상도 동반됐다.

다만 오한이나 발열 같은 추가적인 증세는 관찰되지 않았다. 당초 의료진은 바퀴벌레 접촉에 따른 알레르기 반응을 의심했다. 그러나 피부의 형태와 마찰 시 즉각적으로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병변의 특성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피부묘기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일명 '피부그림증'으로도 불리는 피부묘기증은 가려움을 느껴 손톱으로 긁어낼 경우 그 궤적을 따라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이는 두드러기 증상의 한 종류에 속한다. 대개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철이나 겨울철에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명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나 피로 누적, 수면 부족을 비롯해 갑상선 질환, 당뇨병 등으로 인한 면역 기능 저하가 주요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는 하루에 한 번씩 항히스타민제를 투여받았으며, 약 2주가 지난 뒤 상태가 나아졌다. 담당 의료진은 “피부 가려움증이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알레르기로 진단하면 안 된다”며 “환경 때문에 생긴 알레르기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긁거나 자극을 받아 생기는 두드러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피부묘기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피부의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보습제를 지속적으로 도포하는 습관이 요구된다.
체온 상승 역시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나친 신체 활동이나 음주, 사우나 이용 등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아울러 면역 체계가 약화되지 않게끔 충분히 잠을 자는 것도 핵심적인 예방책이다.


관련 임상 사례는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를 통해 공개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