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연 2000억' 레저세 잡아라…과천 경마장 이전 발표에 경기 지자체 '들썩'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1 10:28

수정 2026.03.11 10:23

정부, '1·29 대책' 통해 경마장 부지에 1만가구 공급 공식화 화성·고양·시흥 등 10여개 지자체 유치전 가세…과천시는 '결사반대'
지난 2월 25일 과천 렛츠런파크에서 열린 과천경마장 이전 반대 결의대회에서 참석한 마사회 노조원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과천 렛츠런파크에서 열린 과천경마장 이전 반대 결의대회에서 참석한 마사회 노조원 등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경기 과천시의 '렛츠런파크 서울(과천 경마장)' 이전을 전격 발표하면서 경기도 내 지방자치단체 간의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레저세 수입과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노린 지자체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는 반면, 정작 안방을 내줘야 하는 과천시는 시 재정 파탄과 교통 대란을 우려하며 삭발 투쟁까지 불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국토교통부는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1·29 대책)'에 과천 경마장 부지와 인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통합 개발해 총 98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포함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한국마사회와 구체적인 이전 방안을 협의해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경마장 이전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도 내 시·군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마장은 취득세와 등록세 외에도 마권 발매액의 일정 비율을 거두는 '레저세'를 발생하기 때문으로, 현재 경기도가 과천 경마장을 통해 거둬들이는 레저세는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안산시는 시화지구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해 말 산업과 관광·휴양을 결합한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화성시 역시 마도면 화옹지구 간척지를 후보지로 검토하며 유치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북부권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고양시는 기존 원당 종마목장 인프라와 킨텍스를 연계한 '포스트 경마 모델'을 제안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동두천시는 미군 반환공여지인 짐볼스훈련장을 대체 부지로 내세워 낙후된 지역 경제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파주, 시흥, 양주 등 10여 곳의 지자체가 유치 의사를 내비치거나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같은 유치 경쟁은 오는 6.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후보들까지 나서 경마장 이전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반면 과천시는 '결사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이미 3기 신도시와 지식정보타운 개발로 도시 기반 시설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경마장이 빠져나가면 시 예산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세수가 사라져 시 재정에 막대한 타격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과천 시민들은 최근 2차례에 걸쳐 대규모 총궐기 대회를 개최하고,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반발하고 있다.

시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는 밀실 행정"이라며 "주택만 들어서고 기반 시설이 부족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고, 종사자 고용·거주 문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막대한 이전 비용도 문제로 남아있다.

한국마사회 측은 이전 비용이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마장 이전이 성사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이 지자체들간 갈등으로 옮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