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일본 정부와 민간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 간 연료 재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정부가 전력·가스 회사간 LNG를 서로 융통할 수 있도록 중개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11일 산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전력·가스 회사 및 종합상사 경영진과 함께 LNG 조달을 논의하는 '관민 연락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협의했다.
야마다 겐지 경제산업성 부대신은 이 자리에서 "봄 철 냉난방 수요가 적기 때문에 수개월 동안은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다"며 "안정적인 공급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수송로가 막힌 데다 카타르 국영 기업인 카타르에너지의 생산 시설을 공격해 LNG 생산이 중단된 상황이다.
실제로 아시아 LNG 현물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100만BTU당 11.06달러에서 지난 9일 24.80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일본 전체 LNG 조달 가운데 약 20%가 현물 구매다. 일본은 수입한 LNG의 약 60%를 화력발전용, 약 40%를 도시가스용으로 사용한다.
일본의 경우 조달처가 다양화돼있어 호르무즈해협의 사실상 봉쇄에 따른 단기적인 공급 영향은 제한적이다. 수입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원유와 달리 LNG의 중동 의존도는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기·가스 요금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
일본이 조달하는 LNG 대부분은 원유 가격과 일정 부분 연동되는 수십 년 단위의 장기 계약이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원유 가격 변동이 LNG 가격에 영향을 미쳐 전기요금에 반영되기까지는 4~9개월이 걸린다. 냉방 수요로 전력 소비가 증가하는 여름철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본 전기사업연합회의 모리 노조무 회장(간사이전력 사장)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세계 LNG 수급 균형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NG는 원유와 달리 국가 비축 제도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각 사업자가 수요를 보며 재고를 관리하고 있으며 재고는 약 3주 분량으로 알려져 있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LNG는 비축이 어려워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일본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최대 전력회사 제라(JERA)의 오쿠다 히사에이 사장은 전날 관민 회의에서 사업자 간 연료 재고 정보를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경제산업성은 전력·가스 회사 간 LNG를 서로 융통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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