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 약제비 비중 OECD 대비 높아" 2024년 27조원 기록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1 14:28

수정 2026.03.11 14:28

약제비 국민의료비의 20% 넘어, 건보 재정 부담
제네릭 가격 경쟁 제한된 구조 지적돼
성분명 처방 도입 등 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파이낸셜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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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약제비가 국민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네릭 의약품 사용 비중이 높은 구조에도 불구하고 약가 경쟁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제도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됐다.

황병래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위원장은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약가 제도 개편을 통한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토론회에서 “국내 약제비 비중은 국민의료비의 20.5%로, OECD 평균인 14.4%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약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남인순, 이수진, 서영석, 장종태, 김윤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가 참여했으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주관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약제비 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제네릭 의약품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혁신 신약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며 성분명 처방 도입 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의료비 증가 속도가 연평균 8%에 달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높은 수준의 제네릭 약가와 경쟁을 촉진하지 못하는 약가 제도, 의약품 판매대행업체(CSO) 중심의 유통 구조 등이 약제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나영균 배재대학교 보건의료복지학과 교수는 국내 약가 구조가 제네릭 간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제네릭 약가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 53.55% 수준으로 사실상 고정돼 있어 다수의 제네릭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가격 경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약품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 약품비는 2011년 13조1000억원에서 2024년 27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사용하는 약품비 비중은 51.7%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또 의사가 특정 브랜드명을 기준으로 처방하는 ‘상품명 처방’ 관행도 약품비 절감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동일 성분의 더 저렴한 약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체 조제율은 0.79%에 그쳐 미국의 91% 등 주요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제네릭 사용 비중이 높은 국가임에도 약제비 절감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국가별 제네릭 효율성 지표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확인된다. 한국의 제네릭 효율비는 약 1.2대1 수준에 머무는 반면 미국은 4.5대1, 유럽 평균은 3.7대1로 제네릭이 재정 절감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건강보험 재정을 중심으로 약가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분명 처방 확대와 함께 건강보험공단 중심의 약가 결정 구조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에는 김준현 건강정책참여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 안은미 한국노총 정책국장, 노수진 대한약사회 총무·홍보이사, 김한숙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약가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 시행 과정에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보장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 역시 약가 제도 개편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성분명 처방과 관련해서도 의약품 수급 안정 문제와 제도 도입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