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네프린과 함께 꼭 언급해야 할 스트레스 호르몬이 있다.
맞서 싸워야 하거나 피해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시상하부는 빠르게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을 분비하여 뇌하수체로 보낸다. 그러면 뇌하수체 전엽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분비되어 혈액으로 나온다. 이 호르몬이 부신에 이르면 부신피질에서는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부신수질에서는 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두 호르몬은 함께 힘을 합쳐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장박동을 높이고 동공을 확장시킨다. 탄수화물을 빠르게 대사시켜 뇌로 포도당을 올려 보낸다. 에피네프린과 코르티솔은 거의 기능이 같다.
그런데 왜 에피네프린 하나만으로는 부족해서 코르티솔까지 분비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코르티솔이 에피네프린의 분비를 낮추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코르티솔은 수치가 낮아지면 시상하부에서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을 방출하고, 수치가 높아지면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네거티브 되먹임 구조로 조절된다.
반면에 에피네프린은 수치를 조절하는 별도의 시스템이 없다. 하지만 코르티솔의 수치를 높이는 과정이 에피네프린의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낳고, 코르티솔의 수치를 낮추는 과정이 에피네프린의 수치를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코르티솔이 에피네프린 수치를 조절하는 효과를 갖는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 역할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한다. 탄수화물은 물론 단백질과 지방의 신진대사를 돕고, 혈액의 나트륨 농도를 조절하고, 임신 30~32주에 다량으로 분비되어 태아의 폐가 완성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코르티솔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이라서 체내에서 항염증제로 작용한다. 세포 내의 당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결합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표출을 억제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표출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면역체계가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적당량의 코르티솔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 분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지나친 항염증 작용으로 내성이 생겨 면역체계가 망가지게 된다.
스테로이드 약물을 남용하면 내성이 생겨 스테로이드가 잘 듣지 않고 알레르기와 염증이 더 심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아울러 혈당도 계속 높은 상태가 되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고 피로, 무기력, 당뇨 등으로 몸과 마음이 병들게 된다. 젊을 때부터 운동, 휴식 등으로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관리해야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
또한 호르몬간의 균형이 중요하다. 호르몬은 혈액을 통해 순환하면서 60조 개 이상의 우리 몸 세포에 신호를 보내 세포가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하게 한다. 우리 몸에는 3000종류 이상의 호르몬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100여 종류의 호르몬이 밝혀졌다.
이중에서 코르티솔, 인슐린, 도파민, 세로토닌, 멜라토닌, 옥시토신, 성장호르몬이 특히 중요하다. 이들 호르몬은 각각의 역할이 다르지만 균형과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특정 호르몬이 너무 적거나 많아도 문제다. 호르몬끼리의 조화가 깨져 불협화음이 생겨도 문제다.
예를 들어 뇌에 흥분 신호를 전달하는 도파민은 적절하면 의욕이 넘치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지만 과하면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산만해질 수 있다. 호르몬들은 서로 복잡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작동한다.
그래서 특정 호르몬에 문제가 생기면 연쇄 반응을 일으키므로 전체 호르몬의 리듬을 관리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세로토닌을 잘 촉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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