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세계 2위 미용시장 잡아라" 중남미로 가는 K에스테틱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1 18:12

수정 2026.03.11 18:11

젊은 인구 많고 시술 수요 급증
클래시스, 브라질 JL헬스 인수
콜롬비아·아르헨 유통망도 확보
파마리서치 '리쥬란' 브라질 공급
대웅제약 '나보타' 멕시코 수출
"세계 2위 미용시장 잡아라" 중남미로 가는 K에스테틱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이 올해 들어 중남미 시장 공략에 일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세계 2위 미용 시술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남미를 차세대 성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공통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는 이달 초 브라질 최대 의료기기 유통그룹 JL헬스 인수를 공식 마무리하며 약 1000억원을 베팅했다. 클래시스는 JL헬스 지분 77.5%를 취득해 산하 유통 법인 메드시스템즈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콜롬비아·아르헨티나 유통 법인까지 100% 인수했다. 국내 에스테틱 기업 대부분이 현지 유통사와의 독점 공급 계약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유통망 전체를 내재화하는 과감한 전략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 접점은 1만5000개 이상이다. 현지 시장에 정통한 앨러간 에스테틱스 출신의 안드레아 리마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영입해 브라질 법인을 중남미 허브로 키우겠다는 포석도 깔았다.

이 같은 공격적 움직임의 배경에는 중남미 시장의 가파른 성장성이 있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 2024년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의 연간 미용 시술 건수는 약 310만건으로 미국(악 617만건)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랜드뷰리서치는 브라질 미용의료 시장이 2024년 약 76억달러(11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9.2% 성장해 2033년에는 현재의 두 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젊은 인구 구조와 왕성한 미용 수요를 갖춘 '구조적 성장 시장'이라는 평가다. 국내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단순 간접 수출에서 벗어나, 직접 유통망 확보·규제 선점·핵심 시장 거점 완성으로 고도화 전략을 펼치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브라질 에스테틱 기업 더마드림과 대표 제품 '리쥬란'의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은 중남미 에스테틱 시장의 핵심이지만 진입 장벽도 높다. 브라질 식의약감시국(ANVISA)의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해야만 본격적인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파마리서치는 ANVISA 허가 완료 이후 현지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칠레·페루·아르헨티나·멕시코 등에서 쌓은 중남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규제 대응과 중장기 전략을 병행 추진 중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월 중남미 파트너사 목샤8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멕시코에 약 295억원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나보타는 ISAPS 통계 기준 중남미 상위 5대 미용·성형 시장인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전역 진출을 완성했다.
윤준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본부장은 "멕시코는 인구 대비 미용 시술 빈도가 한국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그만큼 성장 여력이 크고 프리미엄 톡신 시장의 잠재력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브라질에서 쌓은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전문 영업 조직 운영, 영업 채널 확대, 현지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중남미 공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