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원자재·식량 위기 확산
카타르·이스라엘 등 주요 생산국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가격 급등
전쟁 장기화땐 정상화 4~6개월
카타르·이스라엘 등 주요 생산국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가격 급등
전쟁 장기화땐 정상화 4~6개월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0일(현지시간) 미국지질조사국(USGS) 발표자료를 인용해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공급에서 중동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지적했다.
■헬륨·브롬 등 공급망 흔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공급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한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며, 미세회로를 새기는 리소그래피 공정에서도 필수적인 소재이다. 대체물질이 거의 없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의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최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헬륨은 LNG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생산되는 탓에 LNG 시설 차질은 곧 헬륨 공급 감소로 이어진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헬륨 생산이 최소 2~3개월 중단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4~6개월이 걸린다. 호르무즈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전 세계 헬륨 공급의 25% 이상이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계산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또 다른 핵심소재인 브롬 역시 중동 의존도가 높다. USGS에 따르면 전 세계 브롬 생산의 약 3분의 2는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서 이뤄진다. 브롬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되는 화학소재로 반도체 산업 전반에 활용된다.
■요소 가격 폭등…비료 공급망 비상 글로벌 비료 공급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호르무즈해협이 마비되면서 요소 가격이 급등했고, 미국 농가와 글로벌 식량 시장에도 충격이 번지고 있다. 전쟁의 충격은 비료 수급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질소 비료의 약 4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해상운송로다. 선박 운항이 멈춰 서면서 비료 시장도 빠르게 경색됐다.
특히 질소비료의 대표 품목인 요소 공급불안도 두드러진다. 이란은 전 세계 요소 수출의 10~12%를 차지하는 주요 공급국이다. 전 세계 공급의 약 11%를 맡는 카타르도 라스라판 시설이 공격받은 뒤 LNG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천연가스는 질소비료 생산의 핵심원료여서 LNG 공급 이상은 곧 비료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퍼시픽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인 웨인 와인가든은 "비료 부족은 농업 생산성 저하와 식료품 가격 상승을 초래해 글로벌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당장 이 공백을 메울 대체공급처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유럽은 생산이 부진하고, 중국도 8월 전까지 수출여력이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요소 공급불안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가격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 뉴올리언스 항구의 요소 바지선 가격은 공습 직전 t당 475달러에서 이달 6일 683달러로 치솟았다. 불과 며칠 만에 40% 넘게 급등한 것이다.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알루미늄 가격도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일 중동 지역의 선적중단 여파로 이달에만 약 8% 급등했다. 전 세계 공급량의 8%를 차지하는 카타르와 바레인의 제련소가 가동을 멈추거나 선적이 중단되자 구매자들은 아시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항공기, 전선, 캔 제조 등 산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로건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오키프 이사는 WSJ에 "투입비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장의 화두가 됐다"며 "기업들이 마진 확보를 위해 비용을 전가하면서 소비자의 가계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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