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죄 합수부 성과
'KK파크' 거점… 중국인 총책 추정
초기 수사단계서 집단적 진술거부
檢, 압수물 분석 토대로 실체 규명
'실적별 월급 명세서' 결정적 증거
'KK파크' 거점… 중국인 총책 추정
초기 수사단계서 집단적 진술거부
檢, 압수물 분석 토대로 실체 규명
'실적별 월급 명세서' 결정적 증거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부는 미얀마의 국경도시 카렌주 미야와디 원구단지에서 활동하던 로맨스 스캠 범죄단체를 적발, 조직원 9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수사 결과 이 범죄단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중국인 총책(일명 '원구 대통령')의 지시 아래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은 미얀마 원구단지에 거점을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로맨스 스캠 범행을 벌였다.
원구단지는 어떤 산업이나 시설이 모여 있는 구역이라는 게 원래 뜻이지만,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린 후 온라인 사기 조직들이 활동하는 단지를 설명하는 단어로 사용돼 왔다. KK파크는 슈웨코코, 야타이 뉴시티 등과 함께 미얀마 3대 온라인 사기 범죄 구역으로 꼽힌다.
조직 내부 역할도 세분화돼 있었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인 남성 A씨(25)는 현지에서 한국인 조직원들을 상대로 통역과 교육을 담당하는 관리책 역할을 맡았다. B씨(26)·C씨(26)·D씨(23)·E씨(24) 등은 콜센터에서 일할 조직원을 모집하는 인력 모집책으로 활동했으며 F씨(26)·G씨(26)·H씨(34)·I씨(34) 등은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직접 속이는 상담책 역할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조직원들의 집단적인 진술 거부로 실체 규명이 어려웠다"면서 "이후 검찰이 국내로 귀국해 자금세탁 범행을 저지른 조직원 B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며 수사가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B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조직원들의 실적에 맞춘 급여 정리표가 발견됐다. 다른 조직원 C씨가 "경찰이 미얀마 관련 조사를 했지만 진술을 거부했으며 공범들도 입단속을 시켜라"는 취지로 발언한 서신도 확인됐다. 검찰은 서신에 언급된 공범들부터 구속해 진술 담합을 와해시킨 후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범죄단체의 구조와 가담자들을 특정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이 최근 일부 언론에서 '사기 콜센터 단지'로 보도된 '미얀마 KK파크' 범죄단체와 동일 집단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활동 거점 위치가 동일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MZ 조직원들이 현지 보이스피싱 콜센터 범행 구조와 피해금 흐름 등을 익힌 뒤 귀국해 국내 자금세탁 조직으로 유입되는 범죄 양상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부 조직원들은 대포계좌에 입금된 피해금을 해외 콜센터의 지시와 달리 무단 인출하는 이른바 '장누르기'를 시도하는 등 보이스피싱 가담 형태가 변모·진화하는 양상도 나타났다고 검찰은 분석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범 검거는 물론 앞으로도 급속히 변화·발전·확대되는 조직적 비대면 사기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스피싱범죄 합수부는 2022년 7월 '합동수사단'으로 출범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원 1170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469명을 구속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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