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융헤지 여력 없는 LCC '유가 폭등'에도 속수무책 [美-이란 전쟁]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1 18:32

수정 2026.03.11 18:39

금융헤지땐 비용부담 커져 신중
유류할증료 인상 카드도 힘들어
유류 선주문 비축 방식으로 대응
FSC는 파생상품 유가 헤지 진행
금융헤지 여력 없는 LCC '유가 폭등'에도 속수무책 [美-이란 전쟁]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유가 급등 대응 방안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파생상품 등을 통한 금융 헤지를 활용하는 반면, LCC들은 여력이 부족해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파이낸셜뉴스가 국적 9개 LCC의 유가 대응 방안을 확인한 결과, FSC처럼 항공유 가격을 미리 고정하는 선물·옵션 등을 통한 헤지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에어프레미아는 유류를 선주문해 비축하는 방식의 물리적 헤지를, 에어부산은 자연 헤지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 유류할증료 제도 등 업계 공통 체계를 기반으로 유가 변동 영향을 일부 완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계약된 업체에 월 2회 유류를 발주하고 있다"며 "정식 헤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유가 추이에 따라 미리 선주문해서 저장고에 비축하는 방식으로 헤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FSC 대응과는 상반된 행보다. 대한항공은 연간 소모량의 최대 50%에 대해 파생상품 등을 통한 유가 헤지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약 30%에 대한 헤지 계약을 맺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매일 대책 회의를 열고 있지만 대형항공사와 달리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이라며 "헤지 거래 등도 논의하고 있지만 보유 기재 규모와 연간 항공유 소비량이 적은 LCC들은 오히려 비용 부담이 커지거나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4월부터 유류할증료를 인상하더라도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 부담된다"고 덧붙였다.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MOPS) 평균 가격으로 책정한다. 기준은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평균값이다. 3월 유류할증료는 배럴당 평균 약 86달러가 적용됐는데 중동 사태 이후 MOPS 가격은 한때 배럴당 225달러까지 치솟았다.

또 다른 LCC 업계 관계자는 "평균가격을 책정할 때 가장 높은 가격은 제외되지만,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면 4월 평균가격은 16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유류비가 항공사의 영업비용에서 통상 20∼30%를 차지하는데, 유가가 오르면 그 비용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외항사들의 운항 중단 같은 극단적인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10일(현지시간) "최근 유럽 항공유 가격이 글로벌 공급 차질로 인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일시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호주 콴타스항공과 뉴질랜드항공도 연료 비용 문제로 항공권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홍콩항공은 12일부터 유류할증료를 최대 35.2% 올려받기로 했다.


LCC 업계 관계자는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유류할증료 인상 폭이 크지만, LCC들의 주력 노선인 일본과 동남아의 유류할증료 인상분은 1만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등했던 유가도 다소 진정되고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