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유가 100달러’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증권가 ‘방어 모드’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2 15:44

수정 2026.03.12 15:42

관련종목▶

한투 ‘위험자산 중립’ 하향·KB “최악의 경우 유가 150달러”

금감원, 원자재 ETP 괴리율 경고 “음(-)의 복리 효과 우려”
국제유가추이.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추이. 사진=연합뉴스

원유 기초 상장지수상품(ETP) 일평균 거래대금. 금융감독원 제공
원유 기초 상장지수상품(ETP) 일평균 거래대금. 금융감독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유가 급등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증권가가 자산배분 전략을 보수적으로 선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험자산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낮췄으며, KB증권은 지정학 리스크 지속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금융당국은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들 피해 예방을 위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12일 한국투자증권은 ‘중동 분쟁 이후 자산배분’ 보고서를 통해 전술적 자산배분 의견을 기존 ‘위험자산 소폭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가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지면서 고물가·고금리·저성장 경로가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더라도 안전 통행 확인과 설비 재가동 등 물리적 복구에만 2~3주가 걸린다”며 “유조선 재배치와 최종 목적지 운송 기간을 고려하면 완전한 정상화에는 6~7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주식 비중을 벤치마크(15%) 대비 14%로, 신흥국 주식은 7.5%에서 4.5%로 축소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 국면’인 선진국 주식(32.5%)으로 리스크를 분산할 것을 권고했다.

KB증권은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 상황을 더욱 구체적으로 짚었다. 평상시 하루 80척에 달하던 해협 통과 선박은 현재 2척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가 위협받는 상황인 셈이다.

KB증권은 유가 시나리오를 3단계로 제시했다. 분쟁이 1개월 가량 지속되는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는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80~100달러를 기록하겠지만,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및 사우디·이란 정유시설 타격이 이어지는 장기화 국면에서는 유가가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은 최대 1500~15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황 분석에 나선 키움증권은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에 주목했다. 이달 들어 8거래일 동안 코스피는 서킷브레이커 2회·사이드카 5회가 발동되는 등 전례 없는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악재가 반복될수록 시장은 내성을 갖게 된다”면서 단기 바닥권을 5050선으로 설정했다. 특히 폭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 증권(16.1%), 기계(15.9%), 조선(15.8%), 반도체(11.2%) 등 주도주들이 지수 성과(10.1%)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 연구원은 “중동 사태발 변동성이 재차 출현하더라도 기존 주도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거나 조정 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황선오 부원장 주재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의 리스크를 점검했다.
금감원은 유가 급등락시 상장지수상품(ETP)의 시장가격과 내재가치가 벌어지는 괴리율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의 경우, 등락반복시 수익률이 깎이는 ‘음(-)의 복리 효과’로 인한 손실 위험을 경고했다.


황 부원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어 원유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련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