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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반등 부탁해"… 반도체·정유·신재생 ‘빚투’ 후끈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2 18:33

수정 2026.03.12 19:34

코스피 전체 신용잔고 감소하는데
삼전 30%·하이닉스 17% 늘어나
"화끈한 반등 부탁해"… 반도체·정유·신재생 ‘빚투’ 후끈
중동 전쟁발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반도체·정유·신재생 관련주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는 더욱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12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금액은 3조52억원으로 지난달 말(2조3065억원) 대비 6987억원(30.29%) 늘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미상환 금액을 뜻한다.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빚내서 투자한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 금액도 지난달 말 1조7358억원에서 이달 11일 2조327억원으로 2969억원(17.1%)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전체 신용잔고가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신용잔고 금액은 31조7583억원으로 지난달 말(32조6689억원) 대비 9106억원 줄었다.

유가 급등에 레버리지 투자 증가


중동 지정학적 불안으로 반도체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계기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13.2%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2.4% 내렸다.

증권가에서 중동 전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점도 빚투 수요를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위축과 특수 가스 등 공급망 우려가 일부 부각됐지만, 전세계 수요에서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고 소재 공급망도 충분히 다변화됐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에쓰오일에도 뭉칫돈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도 레버리지 투자가 몰렸다.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의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 663억원 늘면서 전체 신용잔고 증가 상위 종목 중 3위를 기록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상대적 경쟁력 제고 기대감이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장 대비 6.2% 급등한 배럴당 92.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장 중 한때 119.4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을 공격하는 등 중동 불안과 국제유가 강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정유주로도 빚투 수요가 늘었다. 에쓰오일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 524억원 늘었다.


증권가에서도 정유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에쓰오일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 및 정제마진의 추가 상승이 예상돼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를 기존 9%에서 12%로 높였다"며 "중동 전쟁이 지속될 경우, 등·경유 제품 중심의 정제 설비를 전쟁 위험이 없는 아시아에서 생산한다는 점이 지정학적 관점에서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