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STR,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한중일, EU, 영국, 캐나다 등 60개 주요 무역 파트너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새로운 관세 체계 마련 움직임
한중일, EU, 영국, 캐나다 등 60개 주요 무역 파트너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새로운 관세 체계 마련 움직임
[파이낸셜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을 문제 삼아 한국, 중국, 일본을 포함한 주요 무역 파트너들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2일(현지시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과 관련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60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개시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한중일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호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베트남 등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 대부분이 포함됐다.
USTR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이번 조사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를 각국이 효과적으로 부과하고 집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정책과 관행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지, 이러한 행위가 미국 업계에 부담을 주거나 미국 산업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강제노동에 반대하는 국제적 합의에도 각국 정부는 강제노동 생산품의 시장 진입을 금지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실패해 왔다"며 "그 결과 미국 노동자와 기업은 강제노동이라는 채찍을 통해 인위적인 비용 경쟁력을 확보한 외국 생산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어 "이번 조사는 외국 정부가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 또 이러한 관행이 미국 노동자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보 공지에 따르면 USTR은 내달 15일까지 서면 의견과 공청회 출석 요청을 접수한 뒤 4월 28일부터 필요할 경우 5월 1일까지 무역법 301조 위원회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공청회 마지막 날로부터 7일 동안 반박 의견을 접수한다. 이러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USTR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세 부과를 포함한 대응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미국 대법원이 지난달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도입된 국가별 상호관세와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이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정책과 관행에 대해 행정부가 관세 부과 등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적 근거다.
앞서 USTR은 전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16개 경제주체의 과잉생산 문제를 겨냥한 별도의 301조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이라는 두 개의 301조 조사를 병행하며 새로운 관세 도입의 근거를 마련하는 모습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같은 달 24일부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이 조치는 최장 150일까지만 유지할 수 있어 오는 7월 하순 이전에는 새로운 관세 체계가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문제를 근거로 한 301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글로벌 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 체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미국이 새로운 통상 압박 수단을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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