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집권 자민당은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중일을 비롯한 5개국을 거명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해줄 것을 사실상 요청한데 대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민당의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은 이날 NHK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 호위를 위한 자위대 파견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고 "법리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위대 파견에) 매우 높은 장벽이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선박 보호를 위한 조치로 자위대법 82조에 규정된 '해상경비행동' 적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정조회장은 총리를 제외한 자민당의 3대 요직(당3역) 중 하나로, 정책·법안을 총괄한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해협 등 중동에 자위대를 파견해 선박을 호위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 받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하루 전인 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제거를 위한 사전 준비로 자위대를 인근에 전개하는 것은 상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 파견을 공식 요청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will be sending War Ships)"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일본 야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민주당의 하마구치 마코토 정조회장은 같은 날 NHK 프로그램에서 국내법 문제를 언급하며 "어디까지 가능한지, 무엇이 불가능한지 국회의 논의와 국민 여론을 충분히 확인하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여론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헌민주당의 도쿠나가 에리 정조회장은 자위대 파견에 대해 "법률과 헌법을 지키는 관점에서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도개혁연합의 오카모토 미쓰나리 정조회장은 페르시아만에 머물고 있는 선박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와 함께 민간 선사와 선원 노조가 정보를 공유하고 선박 대피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도개혁연합·입헌민주당·공명당 등 3당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안에 있는 일본 관련 선박은 59척으로 파악됐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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