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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출신이 일본 타선 지웠다" 헤이수스 완벽투... 8강서 무너진 오타니‧야마모토 세계정복 꿈! [2026 WBC]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5 14:42

수정 2026.03.15 15:32

WBC 최초 1회 리드오프 맞불 홈런… 아쿠냐·오타니의 불꽃 튀는 자존심 대결
모리시타 역전포 비웃은 중남미 파워… 가르시아·아브레우 대형 홈런으로 재역전
사무라이 재팬 잠재운 'KBO의 매운맛'… 키움·kt 출신 헤이수스 2.1이닝 완벽투
3년 전 우승 영웅에서 8강 탈락 마지막 타자로… 오타니의 허무한 뜬공 아웃
베네수엘라가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무라이 재팬'의 무적 신화가 마이애미의 밤하늘 아래서 산산조각 났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제패하며 세계 야구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일본 야구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8강 무대에서 짐을 싸는 대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한국이 1조 원 군단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하며 뼈아픈 눈물을 삼켰던 바로 그 론디포파크 마운드에서, 일본 역시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운 중남미의 복병 베네수엘라에게 5-8로 무릎을 꿇으며 쓸쓸하게 짐을 쌌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베네수엘라와 경기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1점 동점 홈런을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앞서 일본은 1회 초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다.뉴시스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14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베네수엘라와 경기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1점 동점 홈런을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앞서 일본은 1회 초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다.뉴시스

경기의 시작은 두 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의 자존심 대결로 불꽃이 튀었다. 1회초 베네수엘라의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가 일본의 자랑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기선 제압의 솔로 아치를 그리자, 1회말 일본의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베네수엘라 선발 랜저 수아레스를 상대로 곧바로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WBC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1회초,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이라는 만화 같은 장면이었다. 이후 베네수엘라가 2회 연속 2루타로 다시 앞서갔지만, 일본은 3회말 오타니를 고의 볼넷으로 거른 베네수엘라 배터리를 비웃듯 모리시타 쇼타가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승리의 여신은 또다시 일본을 향해 웃는 듯했다.

역전 3점 홈런에 기뻐하는 베네수엘라 선수단.연합뉴스
역전 3점 홈런에 기뻐하는 베네수엘라 선수단.연합뉴스

하지만 중남미 특유의 폭발력을 지닌 베네수엘라의 저력은 상상 이상으로 무서웠다. 5회 마키엘 가르시아의 2점 홈런으로 턱밑까지 추격한 베네수엘라는 6회 무사 1, 3루 찬스에서 와일러 아브레우가 오른쪽 관중석 2층에 꽂히는 초대형 역전 3점 홈런을 작렬시키며 일본 마운드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무엇보다 이날 한국 야구팬들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그리고 통쾌하게 만든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였다. 2024년 키움 히어로즈와 지난해 kt wiz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누볐던 바로 그 투수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KBO 출신 투수가 2.1이닝 동안 일본의 정예 타선을 단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묶어버리며 당당히 승리 투수가 된 것이다.
KBO 마운드를 밟았던 투수가 일본의 최정예 타선을 상대로 완벽한 무력시위를 펼치는 장면은, 우리 야구팬들에게도 생소한 장면이었다.

KT 위즈 시절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뉴스1
KT 위즈 시절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뉴스1

경기의 마지막 순간은 한 편의 잔혹한 드라마와도 같았다.
2023년 대회 결승전 마지막 9회 마운드에 올라 미국 대표팀의 캡틴 마이크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효했던 우승의 영웅 오타니 쇼헤이.

하지만 3년이 지난 이날, 그는 5-8로 뒤진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 헛심을 쓴 끝에 허무한 뜬공 아웃으로 물러나며 대회의 끝을 알리는 씁쓸한 마침표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