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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도 지워버린 무결점 3이닝 38구… 문동주, 156km 강속구로 대전구장 홀렸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5 14:53

수정 2026.03.15 14:53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최고 156km… 사사구·피안타 없는 무결점 피칭
야수 실책도 지워버린 구위… 3이닝 무실점 38구로 증명한 에이스의 품격
야속했던 어깨 통증과 WBC 결장… 마이애미서 가장 그리웠던 이름 '문동주'
15일 SSG전에 등판한 문동주
15일 SSG전에 등판한 문동주


[파이낸셜뉴스] 마이애미의 차가운 밤하늘 아래서 뼈저리게 절감했던 '구속 혁명'의 아쉬움을 달래주듯, 대전 마운드에서 시원한 강속구가 미트를 때렸다.

한국 야구의 마운드를 18년간 지탱해 온 대투수 류현진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지금, 그 거대한 빈자리를 채워야 할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완벽한 무력시위로 2026시즌의 찬란한 서막을 열어젖혔다.

문동주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신한 SOL뱅크 2026 KBO리그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을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지난 10일 구단 자체 연습경기에 한 차례 등판해 실전 감각을 조율했던 그는, 공식 시범경기 첫 등판인 이날 최고 시속 156km에 달하는 불같은 직구를 꽂아 넣으며 대전구장을 찾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총투구 수는 단 38개에 불과했고 탈삼진도 1개를 곁들였다.



이날 문동주의 피칭은 위기관리 능력에서도 빛났다. 1회 2사 후 최정, 2회 선두타자 고명준에게 각각 야수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하며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맞았지만, 특유의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깔끔하게 이닝을 봉쇄했다. 동료들의 실책마저 압도적인 구위로 지워버리는 진정한 에이스의 품격이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문동주.연합뉴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문동주.연합뉴스

문동주의 이 화력 시위가 더욱 반갑고 뭉클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불과 며칠 전 끝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한국 야구가 겪었던 뼈아픈 시련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던 문동주는 특히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1승 1홀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이라는 경이로운 피칭으로 큰 무대에 강한 심장을 증명했다. 당연히 이번 2026 WBC 대표팀의 승선 1순위였으나, 야속한 어깨 통증이 발목을 잡으며 태극마크를 잠시 내려놓아야 했다.

150km를 훌쩍 넘는 세계 야구의 구속 혁명 앞에서, 160km를 던질 수 있는 문동주의 결장은 마이애미의 밤을 더욱 춥고 시리게 만들었던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뒤로하고 이제 다시 내일을 향해 공을 던져야 할 시간이다. 류현진은 짐을 내려놓았고, 한국 야구는 냉혹한 세계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확실한 강속구 에이스의 등장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오는 28일 정규시즌 개막까지 큰 변수만 없다면 문동주는 시즌 초반부터 정상적으로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