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與, '공소취소 사태' 김어준과 거리두기 조짐…배경엔 급부상한 '뉴이재명'?

뉴스1

입력 2026.03.15 15:00

수정 2026.03.15 18:11

방송인 김어준 씨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사태 당시 암살 제보와 관련해 폭로하고 있다. 2024.12.13 ⓒ 뉴스1 김민지 기자
방송인 김어준 씨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사태 당시 암살 제보와 관련해 폭로하고 있다. 2024.12.13 ⓒ 뉴스1 김민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3 ⓒ 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3.13 ⓒ 뉴스1 허경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 소태산기념관 대각전에서 열린 故 이해찬 前 국무총리 49재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14 ⓒ 뉴스1 허경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 소태산기념관 대각전에서 열린 故 이해찬 前 국무총리 49재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14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장성희 기자 = 한때 '민주당 상왕'으로 불렸던 유튜버 김어준 씨의 영향력과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거래설을 계기로 김 씨를 둘러싼 여권 내 비판이 거세진 데다 당내에선 김 씨와 거리두기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신흥 지지층인 '뉴이재명'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뉴이재명이 당권과 선거에 영향을 줄 정도로 존재감을 키우면서 당내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김 씨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어준이 정부 발목"…李 대통령 엄호 나선 '뉴 이재명'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김 씨를 비판하거나 희화화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 게시글에 "김 씨는 20·30 팬덤이 강한 이곳 카페를 건드렸다", "김 씨가 정부 발목만 안 잡으면 우리는 김 씨에게 관심을 끌 것", "이 대통령이 후계자를 키우는 것은 김 씨에게 큰 위협", "취객난동 같은 김어준"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김 씨의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구독자 수가 대거 줄었다는 글도 확인된다. 김 씨 방송은 지난 1월 15일 구독자 231만 명에 달했지만, 이날 기준으로 226만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최근 공소취소 거래설 방송 이후 1만 명이 감소했다.

그간 김 씨는 이같은 구독자 수를 기반으로 여권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여권 내 여론을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 씨는 윤석열 정부 당시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등 이슈를 적극 반박하며 이재명 정부 출범에도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김 씨는 청와대와 김민석 국무총리, 친명(친이재명)계와 날 선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와 청와대 간 거리감이 상당히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방송에선 김 총리의 국정대응 능력을 도마 위에 올렸다가 총리실이 직접 반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김 씨에겐 언론의 공정한 기능과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송영길 전 대표) 등 당내 비판도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 10일 김 씨의 방송에서 MBC 출신의 장인수 기자가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것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공소취소 거래설은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 간부에게 검찰 개혁안에 검찰의 입장을 반영하는 조건으로 이 대통령의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제안했다는 의혹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로 지목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여러 차례 "공소취소 거래설은 얘기할 가치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정 장관 뿐만 아니라 청와대도 공소취소 거래설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한 방송에 나와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언론중재법에 따른 중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과 관련해 '조폭 연루설'을 제기했던 장영하 변호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을 거론하며 "사실확인 없이 보도하는 언론, 의도적으로 조작왜곡보도하는 언론, 근거없는 허위주장을 그대로 옮기는 무책임한 언론은 흉기보다 무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 씨 방송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현재 김 씨 방송에서 거래설을 제기한 장인수 기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며 공소취소 거래설을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김 씨가 고발 대상에서 빠진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음모론 가짜뉴스로 국정을 흔드는 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정청래 대표도 의총에서 강력히 대응한다고 밝힌 바 있고 이에 따라 장 기자를 고발했으며 추후 필요한 조지도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이재명' 급부상…권력구조·당내 여론도 지각변동

정치권에서는 공소취소 거래설 사태가 김 씨에 대한 여권 내 누적된 불만과 반발 심리를 표출하는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뉴이재명' 지지층이 급부상하면서도 여권 지지층 내 분화가 가속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이재명의 여권 내 영향력이 커질 수록 김 씨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씨는 공수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 강경 노선을 선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나 강성 지지자들, 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부터 민주당에 충성도를 보였던 전통 지지자들은 김 씨의 노선과 이념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신흥 지지층인 뉴이재명 대부분은 이념이 아닌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지지한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이나 지난 대선 이후 대통령 지지자로 합류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성과를 낸 코스피 신기록 등 국정 운영에 깊은 인상을 받았거나 실용주의에 근거한 신중한 검찰개혁에 동조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이들은 이 대통령 또는 청와대가 정청래 대표가 주도하는 당과 갈등을 빚을 경우 적극 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엄호하고 있다.

"이재명 없는 민주당은 개판", "이재명 정부는 많은 것을 해냈다", "당이 아닌 이재명만 지지하는 실용주의 지지자들" 등 뉴이재명의 홍보 포스터를 보면 이들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여권 내 각 진영도 뉴이재명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뉴이재명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향후 당권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급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여권 내 여론 형성을 과거 김 씨의 방송이 주도했다면 이제는 뉴이재명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빅 스피커' 김 씨에 대한 당내 의존도도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과거에는 분명 김 씨의 방송에 나가려고 '줄 서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이 많다"며 "김 씨 본인이 직접 나서 이슈를 만들고 그러다 보니 공소취소 거래 같은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내에서는 김 씨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분위기"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