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관리에 가격인하 확산
식용유·라면업계 내달 가격 조정
제과·빙과업계도 인하 고민커져
밀·옥수수 등 핵심재료 수입 의존
"원가 부담에 가격 오히려 올려야"
식용유·라면업계 내달 가격 조정
제과·빙과업계도 인하 고민커져
밀·옥수수 등 핵심재료 수입 의존
"원가 부담에 가격 오히려 올려야"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5일까지 식용유·라면 업계를 대상으로 서울역 인근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연데 이어 양산빵·과자·아이스크림 업계 등과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표면적으로 시장 동향 파악과 업계 애로 청취를 위한 취지이지만, 밀가루 업계 담합과 가격 인하 이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가 지난 12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쌀, 가공식품, 식용유, 통신비 등 23개를 특별 관리 품목으로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구체적으로 민생 물가 특별 관리 TF를 통해 현장 점검, 가격 결정 구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조사를 받은 제당·제분사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5% 가량 인하한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가 열심히 한 결과물을 업체들이 독식하게 하면 안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베이커리 업체가 빵·케이크 가격을 내린데 이어 다음달부터 CJ제일제당, 대상 등 식용유 6개 업체는 평균 3~6%,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 4개 업체는 평균 4.6~14.6% 가량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식품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목한 제과·빙과업계는 전전긍긍 분위기다. 해태제과가 선제적으로 비스킷 제품 2종의 가격을 최대 5.6% 인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밀가루와 설탕 업체들이 원재료 가격을 내린 이후 제과업체가 제품 가격을 인하한 건 처음이다.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 안정화 기조에는 공감하지만 원재료·인건비·물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누적돼 구조적 제약이 큰 만큼 가격 인하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다. 밀과 옥수수 등 핵심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원가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내린 식품기업들은 일정 부분 수익성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가격을 내리지 않은 기업들도 원가 부담이 커져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가격을 내려야 하니 향후 글로벌 사업 확장 등 신규 투자 확대의 어려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 등 불확실성에 따른 원재료, 물류비 등 기업의 원가 변동 요인을 파악하고 원가부담 완화, 수출 등 산업지원 정책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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