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청해부대 파병' 국회 동의 필요… 정부, 주변국 동향 파악[美-이란 전쟁]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5 18:14

수정 2026.03.15 18:13

트럼프, 5개국에 군함 파견 요청
정부, 공식 요청 오면 검토 입장
작전 위험성 크고 이란 자극 우려
'청해부대 파병' 국회 동의 필요… 정부, 주변국 동향 파악[美-이란 전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에 대해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하라고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그동안 미국으로 부터 공식 파병 요청이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군함 지원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15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는 우리나라 선박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근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파병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백악관 회동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해협에 함정 파견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봉쇄로 피해를 보는 국가들이 군함을 보내 해협 안전을 유지하는 데 동참하라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이 인위적인 제약의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냄으로써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이란 호르무즈 봉쇄로 한국 선박 20여척이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한국군의 직접 개입은 없었다. 하지만 일본이 호르무즈해협에 자위대 파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일각에서 전해지면서 정부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오는 18일부터 총 4일간의 일정으로 방미길에 오른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위대 파병을 정식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는 성급하게 청해부대 파병을 결정하기보다 일본 등 주변국들의 동향을 먼저 파악한 뒤 국회에 공을 넘길 수도 있다. 청해부대의 호르무즈해협 활동을 위해선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다만 국회에 이미 제출된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식 요청이 오면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워낙 위험한 작전인 데다 이란을 적으로 돌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읽힌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주변에 한국군은 상주 주둔하지 않고 있다. 청해부대는 해군 구축함 1척, 병력 약 300명으로 인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이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적 퇴치와 선박 보호를 주 임무로 해왔지만, 지난 2020~2021년 호르무즈 작전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한 적이 있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나포하자 최영함이 호르무즈해협에 급파됐다.
호르무즈까지 3~4일 거리로 급파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마이클 디솜브리 동아시아태평양(EAP) 차관보가 한국과 일본에 9~15일까지 머물면서 이란 사태와 관련된 협력을 논의해왔다.
외교부는 그동안 디솜브리 차관보로부터 한국군 파병 요청이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