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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뜨면 줄줄이 카피… 자고 나면 사라지는 브랜드[멈춰 선 K프랜차이즈]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5 18:20

수정 2026.03.15 18:19

가맹본부 수 작년 첫 역성장
'미투'난립 자영업 부실화 키워
1070兆 자영업자 부채도 악재
"떴다방 같은 브랜드가 너무 많다. 자고 나면 사라지고 나타나는 현상이 '뉴노멀'인 것 같다."(대기업 외식 프랜차이즈 관계자)

내수 침체와 유행을 좇는 '미투(Me-too) 브랜드' 난립 등으로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가 역대 최다 폐점과 가맹본부 사상 첫 역성장이라는 분수령에 직면했다.

차액가맹금 반환 줄소송과 단체교섭권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 등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며 경영환경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혼탁한 시장 상황을 개선하려면 프랜차이즈의 꾸준한 제품 개발과 자정 노력을 통해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는 '장수 브랜드'를 저변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현황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지난해 집계 이래 사상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맹본부 수는 8758개로 전년(9114개) 대비 356개(-3.9%) 감소했다. 가맹본부 수는 지난 2021년 7766개, 2022년 8369개, 2023년 8862개, 2024년 9114개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뒷걸음쳤다. 지난해 외식 브랜드 가맹점 폐점도 2만9217건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가맹점 폐업 급증의 원인으로 내수 침체와 인건비 및 임차료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부채 증가를 우선 꼽는다. 지난 2021년 888조원이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2·4분기 기준 1070조원을 돌파하며 4년 사이 182조원(20.5%)이나 급증했다. 인건비와 임차료 부담 속에 대출까지 크게 늘면서 가맹점주와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대출 부담이 작아야 사업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어 본사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구조적으로 낮은 진입장벽과 부실 프랜차이즈의 난립도 폐업률을 높이고 있다. 마라탕, 두바이 초콜릿, 탕후루 등 특정 아이템이 뜰 때마다 이를 따라 하는 미투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겼다가 줄폐업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단순히 유행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개별 브랜드의 자생력을 굳건히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화되는 규제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영환경을 옥죄고 있다. 현재 bhc, 교촌치킨, 제너시스BBQ, 메가MGC커피, 프랭크버거, 투썸플레이스 등 국내 주요 20여개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차액가맹금 소송에 휘말려 있다. 지난 1월 대법원이 피자헛 소송에서 본사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며 취하는 일종의 유통마진인 차액가맹금에 대해 반환 판결을 내리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줄소송이 번졌다. 각 업체는 피자헛과는 수익구조가 다르고 계약서에 차액가맹금을 명시했다는 입장이지만, 대법원 판례의 여파로 소송의 향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업계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맹점주 단체에 본사와의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업계는 가맹점주와 본사 간 교섭 갈등을 부추기고 검증되지 않은 단체의 난립을 초래해 정상적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