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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쓴 ‘KBO 영건들’… 세계와의 격차는 숙제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5 18:27

수정 2026.03.15 19:20

WBC 대표팀, 8강서 도전 마무리
김도영·안현민·문보경 활약 빛나
대표팀 주전 세대교체 완료 선언
아시안게임·LA올림픽 준비 돌입
사령탑 류지현 감독은 임기 만료
김도영
김도영
안현민
안현민
문보경
문보경
한국 야구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여정을 8강에서 마무리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0-10,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2009년 준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8강 무대를 밟는 성과를 거뒀으나, 세계 최정상급 팀과의 현격한 기량 차이를 절감하며 '절반의 성공'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KBO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25년 1월 류지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일찌감치 준비에 돌입했고, 사상 최초로 한국계 메이저리거인 저마이 존스, 셰이 위트컴, 데인 더닝을 합류시켜 전력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조별 리그에서 2승2패를 기록, 대만·호주와 동률을 이룬 끝에 최소 실점률 타이브레이커로 힘겹게 8강 진출의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내용은 아쉬움이 짙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고 평가받던 호주와 체코를 꺾었지만, 한 수 위인 일본과 대만에는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포진한 강타선과 강력한 투수진에 철저히 압도당했다.

안우진, 문동주 등 젊은 에이스들의 부상 이탈이 뼈아팠던 반면, 김도영·안현민 등 2003년생 젊은 타자들의 눈부신 성장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이 됐다.

고우석
고우석
조병현 사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조병현 사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대회는 끝났지만, 한국 야구에 쉴 틈은 없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영원한 에이스' 류현진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신화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는 완전히 퇴장했다. 이제 한국 야구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과 2년 앞으로 다가온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라는 더 높고 험난한 산을 넘어야 한다.

특히 단 6개국에만 본선 무대가 허락되는 LA 올림픽 진출은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다. 한국은 당장 내년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 대회에서 아시아 대륙 1위를 차지해야 올림픽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최근 국제대회 11연패를 당한 일본과 프리미어12 디펜딩 챔피언 대만을 반드시 넘어서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만약 여기서 티켓을 놓친다면 2028년 초 최종 예선까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10개 구단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류지현 감독 연합뉴스
류지현 감독 연합뉴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오는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2010년 광저우부터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성했던 한국이지만, 사력을 다해 나설 대만의 전력을 고려하면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병역 특례가 걸린 만큼 구단 이기주의를 철저히 배제하고 한국 야구의 장기적 관점에서 대표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KBO 사무국의 섬세한 조율이 요구된다.

대표팀 지휘봉의 향방도 정해야 한다.
KBO는 이번 대회까지 임기가 끝난 류지현 감독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해 재신임 혹은 새 사령탑 선임 여부를 매듭지어야 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