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이란 "미국과 협상 없다, 3국은 호르무즈 통과 가능"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1:44

수정 2026.03.16 11:43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CBS 인터뷰
미국과 협상 가능성 전면 부인
"휴전도 협상도 요청한 적 없다…트럼프가 선택한 전쟁"
핵협상 진행 중 미국 공습 언급하며 대화 불신 강조
농축 우라늄 400㎏ 이상 여전히 IAEA 감독 하에 있다고 설명
호르무즈 해협 근처 걸프 해역에서 항해하는 유조선들.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근처 걸프 해역에서 항해하는 유조선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란이 미국과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며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문제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는 협력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외교적 균열 전략을 드러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결코 휴전을 요청하지 않았고 협상조차 요청한 적이 없다"며 "단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와 미국이 선택한 전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얼마나 오래 걸리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가 '승리할 수 없는 불법 전쟁'이라는 점을 깨달을 때까지 계속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아라그치는 "우리는 미국과 대화해야 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들과 대화 중일 때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고, 이런 일이 벌써 두 번째"라고 주장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40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이 여전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아래 있다고 그는 밝혔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은 없다며 "모든 것은 미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최근 여러 차례 "이란이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 나온 것으로, 이란 정부가 이를 공개적으로 부인한 것이다.

다만 아라그치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문제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가들과는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해협을 막지 않았다"며 "통과를 요청하는 국가들에는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박들이 해협에 접근하지 않는 이유 역시 "미국의 침공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선박 통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자국 가스 운반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을 외교 협상의 성과로 소개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이란과 대화에 관여하고 있고, 이러한 대화가 일부 결과를 도출했다"면서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조율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확실히 더 나은 결과였다"고 했다.

유럽에서도 에너지 운송 문제를 둘러싼 외교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최근 이란과 관련 협의를 시작했으며, 자이샨카르 장관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교장관 회의에서 자국의 협상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