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화장한 건 봐줄 만한데 생얼은..."도 학폭 소송, 바빠진 '법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6:05

수정 2026.03.16 16:05

작년 서울 '학폭' 행정소송 40% 증가…행정법원 전담재판부 2곳 증설
'베테랑' 판사들 신속 심리..."학폭, 지나치게 넓게 포섭하는 경향 강해져"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행정법원 전경. 뉴스1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행정법원 전경. 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서울 지역 학교폭력 관련 행정소송이 40% 이상 증가하자 서울행정법원이 학교폭력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2곳 추가로 설치했다. 신속하고 전문화된 심리를 통해 분쟁을 처리하겠다는 취지다.

16일 서울행정법원은 학교폭력 사건 증가와 분쟁 양상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폭력 전담재판부를 기존 2개에서 4개로 늘렸다고 밝혔다. 전담 재판부는 지난달 정기 인사에 맞춰 늘어났고 모두 부장판사로 구성됐다. 법원은 연륜과 재판 경험이 풍부한 판사들을 배치해 충실한 심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행정법원은 2023년 학교폭력 전담 단독재판부 3개를 신설했다가 이후 2개로 줄였는데, 올해 다시 4개 재판부 체제로 확대했다. 전담 재판부에는 법조경력 20년 이상의 부장판사 4명이 배치됐다. 이들은 대법원 헌법·행정조 재판연구관 근무 경험 등을 갖추고 각급 법원에서 학교폭력 사건을 포함한 행정사건을 처리해 온 판사들이다.

전담 재판부는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2개월 내 변론기일을 지정해 신속히 심리하고 있다. 또 변호사와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열린 강좌를 열고 교육지원청 강의를 통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 현황을 공유하는 등 법정 외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전담 재판부 확대의 배경에는 서울 지역 학교폭력 행정소송 증가가 있다.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은 지난해 134건으로 전년(98건)보다 약 40% 증가했다. 2022년 51건, 2023년 71건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학교폭력 사건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게 해석되면서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접수되는 사건 상당수는 가볍지 않은 학교폭력 사안에 해당한다"면서도 "최근 학생들 사이의 다툼을 학교폭력으로 지나치게 넓게 포섭해 분쟁화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원은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처분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 서울행정법원 1단독 박은지 판사는 지난해 12월 "화장한 건 봐줄 만한데 쌩얼은 못생겼다"는 등 외모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으로 신고된 A학생의 사건에서 "부적절한 발언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는 학교폭력으로 포섭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관련 조치를 취소했다.


또 같은 법원 5단독 윤상일 판사는 지난해 9월 B학생이 마음대로 C학생의 휴대전화를 가져가 셀카를 찍고 전자기기를 가져가 사용하는 등의 사건에 대해서도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