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 낀 매물'거래 허용하자
전월세 매물에 갭투자 몰린 탓
전월세 매물에 갭투자 몰린 탓
■"전세 말고 그냥 팔아주세요"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를 놓으려던 매물이 매매로 바뀌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강북구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전세 매물을 매도 쪽으로 바꾸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세 낀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집주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다양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전세가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구체적으로 강북구 미아동의 3830가구 대단지인 'SK북한산시티'가 올해 들어 64건 팔리며 거래량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세 매물은 한 건도 없다. 반면 매매물건은 87건에 달한다. 거래량 2위와 3위인 성북구 돈암동 '한신, 한진(4509가구)'과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2646가구)'도 전세 매물이 각 2건에 불과하다. 4위인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3544가구)도 매매는 108건으로 풍부한 편이지만 전세는 0건, 월세는 1건에 그쳤다. 전세로 나오는 매물 자체도 적지만 '갭투자'용으로 바뀌는 매물도 상당하다는 게 지역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모두 약 1000~6000가구 규모의 대단지이며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또 대부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관악·구로·은평·성북 등 외곽지역에 속한 단지라는 점이 특징이다.
■중저가 단지 전세가뭄 부추겨
전월세 물건을 매매 물건으로 전환시키는 현상은 고가 지역보다 중저가 지역에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 낀 매물의 한시적 허용은 사실상 실제 갭투자가 아니라 '실거주 유예'"라며 "그렇기에 초기 매수자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물건들이 매물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다"고 말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의 경우 세 낀 매물이라고 해도 초기자금이 수십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매물의 형태를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거래 기록이 한 건도 없는 강남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는 두달 전보다 전세 매물이 오히려 1.7%(57건→58건) 늘었고, 1건 거래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은 6.0%(279건→296건) 증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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