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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에 밀리는 리모델링… 시공사 못찾아 줄줄이 유턴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8:49

수정 2026.03.16 18:49

재건축·재개발 문턱 낮아지며
건설사들 50조 재건축 시장 올인
성동 옥수극동·수성 까치마을 등
사업성 떨어지며 골든타임 놓쳐
초기 리모델링 사업의 대표 사례로 꼽히던 서울 성동구 옥수극동아파트가 시공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리모델링 사업성이 낮고,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전에 집중하면서 단지 내부에서는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동구 옥수극동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쌍용건설과 끝내 사업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조합원들에게 안내했다. 이와함께 현재 새로운 시공사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협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함께 전했다.

조합장은 안내문에서 "2024년 D사가 6개월의 협의 끝에 참여의사를 표시했으나 내부 구조조정 및 리모델링 사업 중단이 결정되어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다"며 "이후 1군 시공사 S사, H사, G사, P사 등과 수차례 미팅했으나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옥수극동아파트는 1986년 준공된 900가구 규모 단지다. 리모델링 조합이 거의 없던 2017년 조합 설립 인가를 받고 쌍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최고 19층, 1032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22년 쌍용건설 인수 과정에서 사업이 중도 포기된 데다 서울시로부터 건축선 위반에 따른 불법건물 판정을 받는 등 여러 난관을 겪으며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지난해에는 4년 만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리모델링이 각광받던 2020년대 초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시공사 확보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리모델링은 일반적으로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 사업성이 낮은 아파트들이 추진해 온 정비 방식이다. 도시정비법 적용을 받지 않아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1993년 준공된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역시 2020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며 사업을 추진했지만, 재건축 패스트트랙과 역세권 용적률 400% 상향 등의 제도적 이점이 부각되자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꿨다. 현재는 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진행 중이다.

리모델링보다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조합원뿐 아니라 시공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이 대거 예정되면서 사업성이 더 높은 사업장에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서울 정비사업 시장의 핵심지로 꼽히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일대 사업의 총 공사비만 5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이 잇따르면서 리모델링 사업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시공사가 많다"며 "이미 오래전에 리모델링 사업에서 손을 뗀 건설사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