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해외 아미들 몰려오는데… 캡슐호텔 안전관리 비상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8:55

수정 2026.03.16 18:55

외국인이 주고객… 화재 취약
"대피로·스프링클러 점검해야"
오는 21일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가운데, 서울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좁은 공간에 투숙객이 밀집한 구조였지만,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저가 숙박시설의 난연 소재 사용과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탈출로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1880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375건 △2022년 382건 △2023년 377건 △2024년 351건 △2025년 395건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는 △2021년 7명 △2022년 2명 △2023년 3명 △2024년 16명 △2025년 19명으로 나타났다.

불이 난 캡슐호텔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과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고 가격이 1박에 3~6만원대로 저렴해 숙박 비용을 아끼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캡슐호텔은 방 대신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침대가 벌집처럼 2층 구조로 여러 개 붙어있다. 이곳의 반경 2㎞ 내에는 캡슐호텔 형태의 숙박업소가 다섯 곳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하루 앞둔 오는 20일은 대부분 숙박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불이 난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던 탓에 피해가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8년 6층 이상 건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으나 이 건물은 규정 시행 이전에 지어져 의무 설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좁은 공간에 밀집해 머무를 수밖에 없는 탓에 통행이 어려워 구조적으로 대피가 어려웠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화재 현장에서 1㎞ 정도 떨어진 캡슐호텔에 투숙한 호주인 관광객 토머시씨(28)는 "짐을 넣을 수 있는 락커룸이 있었으나 배낭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은 탓에 캐리어가 로비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며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출구는 어디인지 안내받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전문가들은 캡슐호텔의 안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실질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이면 일종의 스프링클러 역할을 하는 '자동확산 소화기'를 설치하고 캡슐호텔의 매트리스나 이불을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소재로 교체해 화재 초기 화재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화재 시 제대로 대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염 교수는 "노후화된 숙박시설의 비상 탈출로가 잘 확보돼 있는지, 불법 개조 사항은 없는지 등을 관계 당국이 철저히 감독하고 단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와 소방청은 16~19일 나흘간 서울시내 숙박시설 5481개소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