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추상적인 춤일까? 사실은 이야기로 가득한 '발레'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6 18:58

수정 2026.03.16 18:57

티켓파워 커진 '무용' 공연 풍성
서울시발레단 '더블 빌' 구성 눈길
블리스·재키 두작품 연속으로 진행
어셈블리홀·한여름밤의꿈 등 무대
'블리스'
'블리스'
'재키'.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키'. 세종문화회관 제공
대중음악과 뮤지컬이 견인하는 국내 공연시장에서 지난해 무용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6일 예술경영지원센터 '2025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공연시장의 총 티켓 판매액은 1조7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무용은 29.5% 증가해 267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시발레단 창단과 GS아트센터 개관, 해외 컨템퍼러리 무용 작품의 잇따른 내한이 맞물리며 무용 시장이 새로운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 경향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발레단 블리스&재키로 포문

서울시발레단은 14~22일 올 시즌 첫 무대로 요한 잉거의 '블리스'와 샤론 에얄&가이 베하르의 '재키'를 더블 빌(두 작품 연속 공연)로 구성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블리스'는 지난해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 잉거의 대표작을 서울시발레단 레퍼토리로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재키'는 2023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에서 초연된 작품을 이번에 한국 초연으로 소개한다.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1959)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1961), 스웨덴 쿨베리발레단(1967)과 함께 유럽 컨템퍼러리 발레의 주요 거점 단체로 꼽힌다. '재키'는 피부처럼 밀착한 의상을 입은 남녀 무용수가 빛과 어둠이 강조된 조명 아래에서 마치 집단적 의식을 치르듯 육체의 미학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강렬하고 반복적인 테크노 음악 속에서 무용수들이 미세하게 몸을 떨며 펼치는 군무는 관능적이면서도 기괴하고, 원초적인 에너지를 내뿜었다.

■LG아트센터, GS아트센터 기대작

LG아트센터는 올해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담은 해외 무용 공연을 선보인다. 먼저 캐나다 출신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가 2025년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 작품상 수상작 '어셈블리 홀'(6월 5~7일)로 내한한다. 이어 '해머'의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을 오늘에 이르게 한 대표작 '한여름 밤의 꿈'(6월 12~14일)이 무대에 오른다. 신민경 LG아트센터 기획팀장은 "무용이 어렵고 추상적이며 전문적인 테크닉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장르라는 편견을 넘어, 탄탄한 이야기와 뚜렷한 세계관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공연임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지난해 '해머'로 공연계에 반향을 일으켰던 안무가 에크만이 이번에는 대극장 규모의 감각적인 스펙터클을 전혀 다른 밀도로 구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폴란드의 혁신적인 연출가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의 '로스코'도 주목된다. 장장 4시간에 걸쳐 연극과 기술, 라이브 영화를 결합한 화려한 무대 테크닉과 강렬한 미장센을 통해 급변하는 세상에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집요하게 탐문하는 하반기 기대작이다.
GS아트센터는 '2026 GS아트센터 예술가들 시리즈'의 일환으로 예술과 기술 혁신의 아이콘인 영국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30여 년간의 예술 실험을 다각도로 조망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