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 고용 비중 70% 차지
의료 민영화 의견 달라 논의 중단
한국경제인협회가 15일 국회와 정부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조속히 제정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생산성 향상,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 등을 목표로 하는 법안이다. 이 법안이 처음 제출된 때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이다. 15년의 세월을 흘려 보낸 것이다.
의료 민영화 의견 달라 논의 중단
3차 산업으로도 불리는 서비스 산업은 재화를 생산하지 않는 숙박, 음식, 도소매, 금융, 운송, 통신, 관광, 부동산, 교육, 의료, 문화 분야를 망라한다.
그러나 생산성은 20년째 그대로이거나 뒷걸음치고 있다. 제조업과 비교해 노동생산성은 2005년 40%대에서 2024년 39.4%로 떨어졌다. 고용이나 총부가가치는 높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그친다.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낮다. 미국의 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은 51.1(2021년 기준)에 불과하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서비스산업 비중이 커지고 고도화된다. 후진국과 중진국이 1·2차 산업 위주라면 선진국은 서비스산업 중심이다. 한국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는데도 서비스산업은 후진적이다. 서비스산업의 낮은 경쟁력은 잠재성장률 하락과 국민소득 정체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 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의료 민영화' 논란이다. 공공성이 강한 의료가 영리 추구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고 의료비 상승을 부를 수 있다고 현재의 여당과 시민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 분야 등 이견이 있는 분야는 제외한 법안을 먼저 통과시키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한국 산업정책의 틀은 제조업 중심이다. 수십조 또는 수백조원대의 정책이 제조업에는 시행돼도 서비스산업은 그렇지 못하다. 지원할 제도적 장치나 체계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히려 새로운 서비스는 전통산업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단된다. 규제의 벽 탓이다. 원격의료나 플랫폼 모빌리티, 공유숙박이 다른 나라에서는 혁신의 꽃을 피우지만 우리는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세계 강국들은 금융이나 정보·통신을 핵심 산업으로 발전시키며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물론 반도체나 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을 여전히 선진국들이 육성하고 있지만 선진국들의 산업 중심은 서비스산업이다. 우리만 서비스산업을 홀대하고 있는 셈이다.
K팝이나 K드라마는 정부의 지원 없이도 세계 속에 우뚝 섰다. 금석지감이 들 만큼 세계 최고가 된 K컬처의 성공에 정부가 기여한 것은 적다. 하나의 예다. 정부나 국회도 뭔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 의료 민영화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다. 어떤 조건을 법안에 넣어서라도 서비스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정치가 나라 발전을 가로막아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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