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미국 정부는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협력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일정이 변경되더라도 "물류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이 "물류적인 이유(logistics)"로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특히 "회담이 연기된다면 그것은 대통령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경비를 요구했기 때문이 아닐 것"이라며 "만약 일정이 변경된다면 단순히 물류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이 최고사령관으로서 백악관 또는 미국에 머물기로 결정할 수 있다"며 "이란 전쟁을 조율하기 위해 워싱턴에 머무르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중국 방문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국이 중국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력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정상회담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이러한 해석을 완화하며 중국 압박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이번 방문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
두 정상은 5개월 전 한국에서 열린 회담에서 무역 갈등 완화를 위한 임시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서로 세 자릿수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 중동 전쟁이 격화되면서 정상회담 일정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다른 나라들도 미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을 재개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며 특히 중국을 지목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중국과 많은 국가들을 위한 곳인데 왜 우리가 유지해야 하느냐"며 "왜 그들은 나서지 않느냐"고 말했다.
미중 간 긴장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과 12개 이상의 국가를 상대로 새로운 무역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법원이 기존 관세 조치 일부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새로운 무역 대응 수단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1974년 통상법 301조에 따라 진행된다. 이 조항은 미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을 저지른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조사가 "극도로 일방적이고 자의적이며 차별적"이라고 반발하며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파리에서 중국 측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을 가진 뒤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그는 "이곳에서 매우 생산적인 이틀을 보냈다"며 "며칠 내로 공동 성명을 발표해 세계 1·2위 경제 대국 간 관계의 안정성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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