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김세정 장성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개혁 후속 입법인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안 논란에 직접 '교통 정리'에 나서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정청 협의안을 마련하면서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정 대표가 즉각 수용하며 수습과 봉합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중수청·공소청 당정청 협의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는 6월 당정이 논의하기로 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재점화할 불씨는 남아 있다.
李대통령, 강경파 조목조목 반박…정청래 "원팀·원보이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청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협의안을 도출했음을 국민들께 보고드린다"며 "법안은 당·정·청 협의안대로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특히 "당·정·청은 언제나 그랬듯 원팀·원보이스"라며 "일각에서 틈새를 벌리려고 하나 당·정·청은 빈틈없는 찰떡 공조로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중수청·공소청 정부안을 둘러싼 논란에 직접 중재자로 나서 당정청 합의 도출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그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추미애 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정부안의 개혁 의지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당정 간 이견이 표출되면서 갈등 양상이 전개됐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부터 이틀에 걸쳐 '친명'(친이재명)계가 주류인 60여 명의 초선의원 전원과 만찬 회동을 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15일 만찬에선 강경파를 겨냥해 "검사라도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개혁을 몰아세우듯이 하면 안 된다"며 사실상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해당 만찬에 참석했던 한 초선의원은 "이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념과 철학을 계속 반영하려다가 이념 논쟁이 불거지고 상대방은 저항하면서 결국 개혁이 실패할 수 있다는 취지로 우려하는 말씀을 했다"며 "이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두 번째 만찬 회동 당일(16일)에는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강경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총장 명칭 변경과 검사 전원 해임 등 강경파가 요구해 온 사안과 관련, "위헌 논란 소지를 남겨 반격할 기회와 명분을 허용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재임용 기준도 불명확한 마당에 사조직화 주장 등으로 반격할 여지를 만들어 주면서까지 검사 전원 해임, 선별 재임용이라는 부담을 떠안을 이유도 분명치 않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에도 엑스에 글을 올려 "당정 협의로 만든 협의안이라도, 검찰 수사 배제에 필요한 범위 내라면 당정 협의를 통해 10번이라도 수정 가능하다"고 유연함을 보여주면서도 "다만 어떤 이유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된다"고 강경파의 불필요한 선명성 경쟁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강경파도 '당정 협의안 발표' 참석…일단 봉합이지만 '보완수사권' 불씨 남아
이 대통령이 올린 "당정 협의안 중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지휘 조항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는 내용도 주목됐다.
실제로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당정 협의안에는 '검사의 특사경 지휘 조항'이 빠졌기 때문이다.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명시된 정부안을 두고 강경파들은 검찰개혁의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해 왔는데, 이 대통령은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조속한 협의안 도출'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인 추 위원장과 김 의원이 '당정 협의안' 발표 긴급 기자회견에 모두 참석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당정 협의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추 위원장과 김 의원과 조율을 거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정부안에서 검사의 특사경 지휘 조항을 빠졌다는 점을 직접 발표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청이 중수청·공소청법을 하나하나 놓고, 주말을 포함해 수일 동안 면밀히 검토했다"며 "당에서 개선안을 제안했고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법사위원장(추미애 의원), 법사위 간사(김용민 의원) 등이 조항 하나하나를 면밀히 살펴봤고 숨은 의도나 점까지 찾아내 수정할 부분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정청 최종 협의안 발표로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홍은 일단 수그러들 전망이다. 그러나 오는 6월 이후 당정이 논의하기로 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이자 '뇌관'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추 위원장과 김 의원 등 강경파는 물론 정 대표와 정부안에 수용적이었던 일부 의원들조차 '보완수사권 유지'에 비판적이다.
반면 이 대통령은 수사 공백 등 현실적인 이유로 예외적인 경우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자는 입장이어서 6월 지방선거 시기와 맞물리며 당정이 재충돌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 "수사권 남용하는 검찰의 수사권 제한도 중요하지만, 경찰 등 수사기관의 사건덮기에서 범죄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부패 범죄자들을 규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겉으로 봤을 땐 이 대통령이 주도해 해결한 것 같지만 당내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측면도 있다"며 "이번엔 조율됐으나 언제든 정부 주도의 검찰개혁 법안에 (강경파가) 반발할 가능성은 남아 있고 보완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그것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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