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6월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동시투표가 가능한 기간을 역산해 제시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구성 기한인 17일에도 국민의힘이 묵묵부답이라서다. 이에 정부·여당 주도로 개헌안을 내놓고 개문발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우 의장과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특위는 아직 결정된 게 없고, 오늘까지 안 됐으니 우 의장이 절차를 진행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우 의장과 민주당 차원에서 개문발차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앞서 우 의장이 지방선거 동시개헌을 제안한 직후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민생 현안에 집중하고, 개헌은 지방선거 이후에 논의하자는 것이다. 우 의장이 개별적으로 설득 작업을 했음에도 공개 반대를 했다는 점에서 협상을 진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며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특위는 우 의장이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데, 민주당은 준비가 다 됐지만 국민의힘 합류가 필요해서 보조를 맞추는 쪽”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 측은 국민의힘이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더라도 개헌특위 구성과 개헌안 발의 등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정부 차원에서 개헌을 검토하겠다며 힘을 실은 만큼, 일단 범여권 주도로 추진하고 국민의힘을 설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개헌안 발의 조건인 재적의원 과반수는 민주당만으로 채울 수 있고, 이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여당 차원에서 개헌 불씨를 살리려는 배경에는 여대야소가 있다. 재적의원이 296명이라 개헌안 의결정족수는 198명인데, 범여권이 190석을 보유해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당에서 8명만 협조하면 개헌 의결이 가능하다.
과거 문재인 정부의 개헌 시도 때도 대통령과 여당 모두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에는 여당인 민주당 의석수가 과반도 넘지 못해 야당 반대에 쉽사리 무산됐지만, 지금은 보수야당 일부만 설득해도 성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의장이 앞서 지선 동시투표 가능 기간을 역산해 제시한 개헌안 발의 마지노선은 4월 7일이다. 그 전에 민주당이나 이 대통령이 자체 개헌안을 내놓고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릴지 주목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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