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은 중국, 기초선박 70% 점유
'팀코리아' 체제로 과거 영화 되찾길
'팀코리아' 체제로 과거 영화 되찾길
조선업 주도권은 전체 해양 패권을 거머쥘 때 더욱 강력해진다. 해상 수송과 주요 항만 거점까지 아우르는 국가가 향후 글로벌 조선·해양에서 최종 승자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파이낸셜뉴스가 17일 개최한 '2026 fn조선해양포럼'은 급변하는 세계 물류지형 속에서 한국의 조선·해양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상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조선업은 준비된 나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정부와 조선, 해양업이 함께 움직이는 조선해양 '팀코리아' 체제를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바다를 지키는 힘이 나라를 지키는 힘"이라며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촉구했다. 인공지능(AI)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 인프라 개혁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이 회장은 "조선업은 AI와 로봇, 친환경 연료와 신소재가 융합되는 첨단 기술산업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했는데 조선업의 성공적인 AI 대전환을 위해 민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국 조선업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최고 기술을 가졌지만 안심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저가 수주와 기술추격이 큰 리스크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글로벌 조선시장 점유율은 2000년 전만 해도 5%에 불과했지만 2023년 이후 세계의 절반을 넘어섰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세계 기초선종을 중국이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아직 우위에 있지만 중국의 매서운 추격전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생산거점을 넓히고 초격차를 이루기 위해선 기업의 끈기와 정부의 뒷받침이 수반돼야 한다.
해운업은 한때 세계 7위 선사를 보유한 경쟁력 상위국에 속했지만 지금은 예전 같지 않다. 세계의 선사 대형화 흐름을 놓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 불황기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해운업 부흥기 재기의 발판을 다졌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최근 중동 사태로 뜻밖에 수혜자로 꼽힌 한국 중견 해운사의 사례가 이목을 끈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전쟁 직전 대거 사들인 장금상선이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길어지는 가운데 장금상선의 VLCC가 페르시아만의 원유 저장탱크 역할을 하며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해운사의 안목을 외신이 주목한 사실이 흥미롭다. 이런 숨은 기지와 선견지명이 해운업 전체로 퍼져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한국 해운사의 과감한 선박 발주, 정부의 정교한 전략에 따른 한국 조선업의 체계적인 수주 시스템이 이어져야 한다. 한마디로 '원팀'이다. 저리융자, 세제혜택, 수출보조금 등 정책금융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의 조선해양업이 성장한 비결도 여기에 있다. 강력한 조선해양 생태계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저성장 탈출의 돌파구 역할도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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