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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못 믿는 달러" 와이오밍주, 금 1160만달러어치 매입...법정화폐로 지정하는 주도 있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8 04:35

수정 2026.03.18 04:35

[파이낸셜뉴스]

미국 달러화가 언젠가 휴지 조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금을 대거 사들이거나, 법정 화폐로 지정하려는 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 달러화가 언젠가 휴지 조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금을 대거 사들이거나, 법정 화폐로 지정하려는 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의 심각한 부채로 달러화 가치에 대한 의문 속에 금 등을 법정 통화에 포함시키려 하거나 금을 사들이는 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가 캐스퍼 외곽지대의 구 신문사 사옥에 약 1160만달러어치의 금을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이오밍주는 지난해 12월 주 정부 투자 포트폴리오에 경제적 혼란에 대응하는 헤지 수단으로 금을 비롯한 귀금속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뒤 금을 대거 사들였다.

연방 정부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미 달러 약세 등을 우려한 조처이지만 주 상원의원 밥 아이드(공화당)는 이보다 더 극심한 재앙을 대비하기 위해 이런 조처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통과한 ‘와이오밍 급 법안’의 주요 지지자이기도 하다.



아이드 의원은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국가 부채 위기’가 빚어지고야 말 것이라면서 “적자를 줄이려는 의지가 전혀 안 보인다”고 연방정부를 비난했다.

와이오밍주는 법 규정에 따라 금 2312온스 매입을 위해 1160만달러를 썼다. 이 돈으로 스마트폰 크기의 금괴 약 72개를 사들였다.

아이드는 금을 “가치를 떨어뜨릴 수 없는 유일한 진짜 돈”이며 최악의 경제 상황에서 주 재정을 지킬 마지막 보루라고 말했다.

유타주는 더 앞서 나간다. 지난 2011년 이미 금과 은을 법정 화폐로 인정했다. 최근 비상금 최대 10%인 약 1억4000만달러를 귀금속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도 통과시켰다.

웨스트버지니아, 테네시, 조지아 주 등도 공공 기금 일정 비율을 금, 은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귀금속으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법정 화폐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주들은 공통적으로 연방 정부의 재정 정책을 불신하는 공화당 우위 지역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그러나 금 매입에 관한 반대 논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와이오밍주 주지사 마크 고든은 금값의 변동성이 심하다면서 주 재정 일부를 금으로 묶어두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금은 주식이나 채권, 현금성 자산과 달리 이자나 배당이 없기 때문에 팔기 전까지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
갑자기 현금화가 필요할 때에도 주식 등 금융 상품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교수 스티브 행크는 금을 재정에 포함하는 주들의 공통점은 “상품 주(Commodity States)”라면서 “이들은 목장,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상품 가격 변동에 민감한 곳들”이라고 지적했다.


미 보수가 추앙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CEA)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그는 그렇지만 “달러가 퇴출되는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면서 정치인들이 일어나지도 않을 재앙에 근거해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