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18일 정기 주주총회와 함께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 찬반 투표 결과를 받게 된다. 두 사안 모두 향후 경영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내부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말 그대로 '빅데이'다.
정기 주총에서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 및 글로벌 역량이 탁월한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 회복에 성공했고 주가 또한 최고치 수준이어서 주총은 큰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의 찬반 투표 결과는 예상이 힘든 상황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5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총, 상법 개정 대비…주주환원 정책 이목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삼성전자 주총에선 사내이사 선임안, 감사위원 선임안을 포함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 승인받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김 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삼성전자는 김 내정자가 반도체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역량을 바탕으로 재무·투자, 기획·전략 등 경영지원 전반에서 사업을 폭넓게 지원하고 대외 협력과 소통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회사 가치를 제고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테일러 팹 운영을 위해 고객과의 수주 협상을 주도해 장기계약을 끌어내는 성과를 창출하기도 했다며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이재용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올해 주총에서 다루지 않는다. 지난해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모두 털어내면서 책임 경영 차원에서 사내이사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등기이사 등재 여부보다는 최대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여러 차례 제안했던 이찬희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회사 내부에는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을 것이고 경영 판단은 훨씬 더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주 충실 의무와 집중투표제 등을 담은 1~2차 개정 상법에 따른 정관 변경도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고 이사의 충실 의무 규정도 담을 예정이다.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명칭을 변경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주총에서 내놓을 올해 사업 전략과 인수합병(M&A) 계획 등도 관심사다. 위기론에 휩싸였던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선 주주들의 질타와 경영진의 반성이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에는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경영진이 그리는 청사진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역시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3개년 단위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했는데 올해는 지난 2024년부터의 3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해다. 시장에선 내년부터 새로 적용될 삼성전자의 3년 주주환원 정책에 관심이 많다.
2년 만의 총파업 가능성…삼성 반도체 경쟁력 타격 우려
이날 오후에는 2년 만의 파업 여부도 결정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전국삼성전자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는 이날 오후 2시 종료한다.
노조는 이날 과반 찬성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하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창사 이래 첫 무기한 총파업을 겪었는데 2년 만에 재차 파업 위기에 처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8차례 본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쳤는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 여부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단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과반의 찬성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OPI 상한 폐지가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 부문 조합원의 공감을 얻으면서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까닭이다. 투표율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78.6%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오후 3시쯤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파업 리스크에 휩싸이면 간신히 회복한 기술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AI 시대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개발에 실기했지만 지난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오랜 부진을 딛고 기술 초격차 회복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파업이 현실화하면 메모리를 비롯한 파운드리 생산 라인 운영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노조는 오는 5월 파업을 하기로 결론 나더라도 그전까지 사측과의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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