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유가 비상" 35년 만에 자동차 부제 검토 지시
"기름 안 쓰는 전기차는 왜?" 형평성 논란에 커뮤니티 시끌
생계형 화물차주 "운행 제한은 사형 선고" 탄식 속 대책 촉구
◆이 대통령 "최악 시나리오 대비"…에너지 절약 대책 주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 노력의 범사회적 확산을 위해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또는 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유가 불안정이 민생 전반에 가할 충격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비상 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다.
정부가 민간 차량까지 강제하는 부제 운행을 시행하는 것은 1991년 걸프전 당시 10부제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 세부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현재 공공기관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과 민간의 자율 참여 및 강제 시행 범위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도 묶나" vs "화석 연료 안 쓰는데 억울"
반면 일각에서는 형평성을 강조한다. "전기차 비율이 예전보다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이들을 모두 제외하면 도로 위 차량 감소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정부 내에서도 전기차를 부제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 격론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석 연료 사용량 감소라는 직접적 목적 외에도 전체 교통량 감축을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업 달린 화물차·하이브리드 차주들도 '좌불안석'
생계형 운전자가 많은 화물차 업계는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류 현장에서는 "하루만 운행을 못 해도 고정 지출과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고사 직전"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1톤 트럭으로 배송업을 하는 한 차주는 "에너지 절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생계형 차량에 대한 명확한 예외 규정이 없다면 이는 사실상 강제 휴업령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정밀한 예외 기준 마련이 성패 갈라"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밀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과거 1991년 10부제 당시에도 장애인 차량, 외교용 차량, 보도용 차량 등 일부 예외가 있었으나, 현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차종이 훨씬 다양해졌고 물류 산업의 구조도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친환경차 보급률이 높아 부제 시행 시 이들을 어떻게 분류하느냐가 정책 수용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자칫 현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실질적인 유류 소비 감축 효과는 미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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