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사 못미더워 독립손해사정사 선임? 이용률 고작 0.001%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8 18:39

수정 2026.03.18 18:38

보험사 입김 막으려 7년전 도입
계약자가 무료로 맡길 수 있지만
대부분 제도 자체 몰라 유명무실
회사측은 굳이 홍보할 이유 없어
보수단가도 낮아 '활성화' 한계
보험사 못미더워 독립손해사정사 선임? 이용률 고작 0.001%
보험사고 발생시 독립손해사정사를 무료 선임할 수 있는 제도가 유명무실(有名無實)하다는 지적이다. 시행된 지 7년이 지났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이용방법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다. 손해사정사에게 돌아가는 금액도 크지 않아 적극 수임할 유인이 작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손해사정 업무 가운데 보험계약자가 직접 독립손해사정사를 선임한 경우는 1174건으로 집계됐다.

전체(1억75만2000건)의 0.001%에 불과하다.

보험사가 위탁한 손해사정법인이 선임된 비율은 자회사(1838만4000건), 비자회사(7666만건)를 합쳐 94.3%(9504만4000건)를 차지했다. 보험사가 자체 고용한 손해사정사에게 맡긴 경우는 570만6000건으로 5.7%였다.

독립손해사정사 선임권은 2019년 도입됐다. 보험사고 조사 과정에 보험사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보험계약자가 보험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장조사 진행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영업일(연장시 10영업일) 안에 지정해서 알리면 된다. 보험사기 연루 이력 등의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의무사항이다. 비용도 보험사가 부담한다.

해당 제도는 보험사들이 직접 채용한 고용손해사정사나 일정 주기로 계약을 맺는 위탁손해사정사에게 손해사정을 맡기는 관행이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삭감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제도 시행 7년이 지났음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보험계약자들이 해당 제도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 제일 크다. 보험사들 입장에선 보험금을 받아내려는 쪽에 대한 홍보를 굳이 할 이유가 없다. 사고 발생시 보험사에서 계약자에게 보내오는 안내 문자에 선임권에 대한 설명이 포함돼 있으나 다른 많은 내용들과 함께 담겨 발견하기 쉽지 않다. 찾았다 해도 이해부터 실행까지 이어지기도 어렵다.

손해보험사에게 떨어지는 수익이 적어 동기도 부족하다. 독립손해사정사들은 보험계약자로부터 의뢰를 받아 손해사정 업무를 실시하면 통상 보험사에서 책정하는 손해사정금액의 11%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하지만 선임권 사용에 따라 일을 한 후에는 보험사로부터 보수를 지급받는데 그 금액이 미미하다. 일률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평균적으로 1% 수준일 것이라는 업계의 설명이다.

또 보수 단가가 높지 않은 실손보험보다는 배상책임보험 쪽을 선호해 정작 가장 민원이 많은 부문에는 손해사정이 회피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민원(5만7359건) 가운데 보험 관련은 2만8137건(49.1%)이었다. 이 주에서 손해사정과 관련된 보험금 산정 및 지급(1만2852건)과 면부책 결정(3264건)이 각각 45.7%, 11.6%를 차지했다. 자동차보험 등은 빠져 있다.

한국손해사정사회에선 적정 손해사정 비용을 책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필요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보험사들에 '합리화'는 곧 넘겨줘야 할 돈이 많아진다는 뜻이어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사와 독립손해사정사 간의 보수 지급 조율에 적극적이지 않다.


민병진 한국손해사정사회장은 "보험사가 제도 홍보에 대해 비협조적이고 비용도 현실화가 안 돼 있다"며 "손해사정사 업무 범위 등 보험사마다 다른 선임권 매뉴얼을 일원화 할 필요도 있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