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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조선소 1071억에 한라IMS 매각..산은 부채 상환
완전자본잠식→부채비율 1000% 개선.."갈 길은 멀다"
HJ重 7900TEU 컨선 데크하우스 8척분 수주…실적 기반 확보
업황 호조·MASGA 훈풍에 SI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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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1945년 '대선철공소'로 출발해 80년 역사를 이어온 부산의 대표 향토 조선사 대선조선이 다시 한번 새 주인을 찾아 나선다. 영도조선소 부지 매각으로 산업은행 부채를 털어내고, 다대포 생산거점 일원화라는 새판을 짜는 가운데, 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 본격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조선 업황 슈퍼사이클과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MASGA(마스가) 훈풍까지 겹치면서 전략적 투자자(SI)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도조선소 매각 후 주인찾아 재무개선 추진
22일 조선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선조선은 매각주관사에 EY한영을 선정하고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조건부 투자예정자를 먼저 정한 뒤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복수의 투자자가 매각주관사에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대선조선은 영도조선소를 부산 소재 선박기자재·수리조선 전문업체 한라IMS에 1071억원으로 매각, 이를 반영하면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부채비율이 1000%에 달해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2200억원 규모 부채 부담을 해소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대선조선은 2025년 3·4분기 말 기준 330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 부담을 대폭 줄이면서 영도조선소 매각 효과를 반영하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난다. 부채비율은 한때 1만3470%까지 치솟았던 것 대비 개선됐다.
대선조선은 경영 개선을 위해 '완성선 건조'에서 '조선기자재 전문'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재편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영도를 떠나 부산 다대포조선소로 생산 거점을 일원화하고, 대형 조선사의 선박 블록과 데크하우스(선원 거주구) 제작에 집중하는 그림이다. 오는 6월 다대포에서 본격 출범을 앞두고 생산시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대포 일원화는 고정비 절감 효과가 크다. 기존에는 영도·다대포 두 곳을 운영하면서 중복 인력과 이중 관리 비용이 발생했으나, 이를 한 곳으로 통합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미 수주 확보도 순조롭다. HJ중공업이 유럽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79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8척의 데크하우스 블록 제작을 대선조선에 위탁했다. 대선조선은 이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의 데크하우스를 성공적으로 납품하고 점등식(데크하우스 내 전기·배관 등 전 시스템 가동 점검)까지 완료했다. 부산 지역 중형조선사 간 상생 협력의 모범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조선이 완성선 건조 시절의 인력·설비 노하우를 블록·기자재 제작에 그대로 녹여내고 있다"며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이 3.5년치 이상 쌓여 있어 외주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2년 반…파란만장 구조조정史
대선조선의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수차례 매각이 시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2021년 4월 장인화 화인그룹 회장이 이끄는 동일철강(현 동일스틸럭스)과 동원주택, 세운철강, 동일스위트 등 부산 향토기업 5곳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인수에 나서면서 새 출발을 알렸다.
동일철강 컨소시엄 인수 직후인 2021년 말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한 차례 해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력난, 선박 인도 시점에 대금의 60~80%를 받는 이른바 '헤비테일(Heavy Tail)' 계약 구조 탓에 유동성 위기가 반복됐다. 영업손실은 2020년 143억원에서 이듬해 더 확대됐고, 결국 2023년 10월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신청했다.
현재 동일스틸럭스가 대선조선 지분 4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나, 워크아웃 개시 이후 경영권은 사실상 채권단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 동일스틸럭스 역시 대선조선 지분법 손실 반영으로 한때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하는 등 모회사까지 연쇄 타격을 받았다.
업황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다.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2025년 합산 영업이익 6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수주잔량은 3.5년치 이상 쌓여 있다. 대형사의 도크가 가득 차면서 블록·기자재 외주 물량이 중소 조선사로 흘러넘치는 '낙수효과'가 뚜렷하다. 여기에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MASGA가 본격 가동되면서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재점화됐다. 미국은 2037년까지 상선·LNG운반선·해군 특수선 등 400척 이상을 새로 발주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중소 조선사도 간접 수혜가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케이조선, 대한조선 등 중형조선사 매각 딜이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은 것처럼, 대선조선도 다대포 거점이 안정화되면 차별화된 매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완성선이 아닌 블록·기자재 전문 조선소라는 포지셔닝은 인수 후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SI들이 선호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부채비율 1000%대는 조선업의 특수성(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구조)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추가 출자 없이 운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수가격 산정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G(선수금환급보증) 한도 확보도 관건이다. 중형조선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RG 한도가 제한적이어서 수주 확장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대선조선이 블록·기자재 전문으로 전환한 배경에는 RG 없이도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다.
만성적 인력난 역시 변수다. 조선업 전반에 걸친 숙련공 부족은 대선조선도 예외가 아니다. 다대포 출범 이후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용접·도장 등 핵심 공정 인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선조선은 80년 역사와 영도·다대포 현장 경험이라는 자산이 있다"며 "워크아웃에서 벗어나 새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지, 올 하반기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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