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코스트 갭’에 뜨는 안티 드론...'K-방산' 수혜 기대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19 09:20

수정 2026.03.19 09:21

중동 사태로 발 묶인 여객기. 연합뉴스 제공
중동 사태로 발 묶인 여객기.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동 지역 분쟁에서 저가 드론을 활용한 공격이 급증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이 새로운 방어 체계로 부상하고 있다. 고가 미사일을 이용해 저가 드론을 요격하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코스트 갭(cost gap)’ 문제가 지적되면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방어 시스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1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란이 공급하는 샤헤드 계열 자폭 드론은 1대당 약 2만~3만달러(3010만~4515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대량 생산과 운용이 가능해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이를 요격하는 서방의 방공 무기는 훨씬 높은 비용이 들어간다.

미국의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은 1발당 약 370만~400만 달러(55억6800만~60억2000만원) 수준이며, 이스라엘의 애로우 계열 요격체계 역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 장비다.

이처럼 수만달러 수준의 드론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미사일을 사용하는 구조는 장기적인 방어 전략에서 경제성 한계를 드러낸다. 이에 따라 드론을 보다 낮은 비용으로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안티 드론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동 분쟁 장기화가 저가형 드론 대응 무기 체계 수요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염가형 드론에 대응하기 위한 가성비 높은 유도무기 수요가 향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유도무기 수요 확대 △저가 방공 체계의 중요성 부각 △저가형 안티 드론 시스템 수요 증가 등이 향후 방산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드론 방어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4억8000만달러(6조7400억원)에서 2030년 약 145억1000만달러(21조8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안티 드론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관련 기술 경쟁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안티 드론 시스템은 레이더와 센서를 활용해 드론을 탐지, 추적한 뒤 레이저 무기, 전파 재밍(신호 교란), 네트 건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무력화하는 방어 체계를 의미한다. 특히 소형 드론이나 군집 드론에 대응할 수 있는 정밀 탐지와 지능형 식별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LIG넥스원은 국내에서 안티 드론 통합체계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레이더와 EO·IR 카메라, 전파 재머(교란 장비)를 결합한 통합 시스템을 통해 공항과 군기지, 국가 주요 시설을 보호하는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또 다른 방산 기업인 한화시스템 역시 레이더와 센서 기반 드론 탐지 기술을 바탕으로 대드론 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레이저 대공무기인 ‘천광 블록-I’ 개발과 함께 통합 대드론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며 정부 프로젝트와 공공 인프라 보안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티 드론 솔루션 전문기업 휴먼테크놀로지와 함께 정부세종청사 불법드론 대응시스템 구매설치 사업의 낙찰자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중소형 기업들의 기술력도 부각되고 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자회사 휴먼아고스를 통해 자체 개발한 RF 스캐너, 재머, 스푸퍼 등을 기반으로 탐지·추적·대응 장비를 연계한 안티 드론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신호의 탐지 및 식별 성능을 향상시킨 설계 구조의 RF 스캐너와 수신한 드론 신호를 활용한 스마트 재머 등 차세대 핵심 기술 2종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하기도 했다. 휴먼테크놀로지의 안티드론 솔루션은 현재 국내 원자력발전소와 공항 등 주요 국가 기반 시설에 적용되며 활용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웨이비스는 안티 드론 전자전 장비에 활용되는 질화갈륨(GaN) 기반 고주파(RF) 전력증폭기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전파 재밍 장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웨이비스는 지대공 방어체계와 함정용 레이다, 우주물체 감시 레이다 등 다양한 국방 무기 체계에 RF GaN 반도체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가 드론이 전장의 양상을 바꾸는 가운데 이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안티 드론 기술이 향후 방산 시장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기반 탐지 기술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K-방산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