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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미 투자안 발표에 日기업들 "아직 1차안 계약도 안됐는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0 09:10

수정 2026.03.20 14:02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과 일본 정부가 19일(현지시간) 일본의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양국 정부가 공개한 공동 문서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 규모는 최대 730억달러(약 109조원)다. 지난달 발표된 1차 프로젝트 규모인 360억달러(약 54조원)의 두 배가 넘는다.

SMR은 미국 에너지기업 GE 버노바와 일본 기업 히타치가 미 남부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에 건설한다. 사업 규모는 400억달러(약 60조원)다.



천연가스 발전소는 펜실베이니아주와 텍사스주에 각각 들어선다. 사업 규모는 펜실베이니아주가 170억달러(약 25조원), 텍사스주는 160억달러(약 24조원)다.

발전소에는 데이터센터(DC)가 함께 들어서며 해당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가 될 예정이다.

SMR은 차세대 원전의 한 형태로 기존 원전보다 발전 용량이 작아 건설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동 문서는 SMR에 대해 "차세대 대규모 안정적 전력원을 제공하고 미국 국민의 전력 가격을 안정시키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미일 양국의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해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경제안보상 중요한 전략 분야에서 공급망 구축을 위한 미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이날 정상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 프로젝트에 대해 "국제적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과 중동 정세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들 사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종 결정 이전 단계에 있으며 양국이 계속해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일 양국은 공동 문서에서 향후 검토할 투자 프로젝트도 언급했다. 추가 후보 사업은 미 알래스카주를 염두에 둔 원유 증산 인프라, 대형 원자로, 첨단 디스플레이 공장, 구리 정련 시설, 데이터 센터용 배터리 등이다.

이들 사업은 수익성 등에 대한 검토가 완료되지 않아 2차 프로젝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 합의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를 일부 낮추는 대신 미국에 5500억 달러(약 819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1차 프로젝트로는 오하이오주 가스 화력발전소, 텍사스주 아메리카만(멕시코만) 석유·가스 수출 시설, 조지아주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설비 등이 결정됐다.

1차 투자 규모는 총 360억달러이며 이번 2차까지 합치면 전체 투자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는다.

한편 민간 기업과 금융기관에서는 정부 주도로 단기간에 수조엔 규모의 사업이 잇따라 발표되는 상황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 일본 메가뱅크 간부는 "단계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고 해도 상당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대미 1차 사업도 정식 계약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수익성에 대한 불안도 크다. 2차 사업으로 선정된 SMR은 양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 비용을 낮추기 어렵다. 양국 정부는 일본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JDI가 운영하는 첨단 디스플레이 공장 프로젝트도 검토했지만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와 판로 확보에 과제가 남아 2차 사업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내부에서도 과거 관민 펀드가 해외 인프라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낸 적이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였던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폭스콘과 미 중서부 위스콘신주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대형 LCD 패널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기공식에 참석했지만 계획은 대폭 축소됐고 1만3000명을 예상했던 신규 고용도 약 1000명 수준에 그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