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중동 사태와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대외 변수 악화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반도체 수출 호조와 소비 등 내수 개선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13일 발표한 '2026년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 등 내수 개선,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중동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물가 상승, 민생 부담 증가 및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동 사태에 대한 정부 진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1.9%)과 건설업(-11.3%) 감소 영향으로 전월 대비 1.3%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합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3% 증가하며 내수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6.8% 증가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기업심리지수(CBSI)는 94.2로 전월(94.0%)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고용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23만 4000명 늘며 증가 폭이 전월(10만 8000명)보다 확대됐다. 고용률은 61.8%로 0.1%p 상승했다.
다만 실업률도 3.4%로 전년보다 0.2%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는 안정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3%,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5%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2.1로 전월보다 1.3p 상승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며 경기 회복 흐름을 이끌었지만 건설업 부진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컴퓨터·선박 수출 확대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7%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49.0% 늘어난 3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 1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공사는 보합을 기록했으나 건축공사(-15.0%)가 줄며 전월보다 11.3% 감소했다.
정부는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 중동상황,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을 꼽으며 국제 금융시장 및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와 교역·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실제 중동 사태 발발 이후 두바이유는 배럴당 137.82달러, 브렌트유는 103.78달러까지 치솟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9일 15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10일(1511.5원) 이후 17년 만이다.
조성중 재경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3월 1일에 중동 상황이 발생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경제성장률을 전망할 때 배럴당 62달러를 가정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대로 인한 물가 상승, 민생부담 증가 및 경기 하방 위험 증대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 과장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길어지고 심화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장률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기는 아직은 어렵다"고 했다.
재경부는 "중동 상황에 따른 영향 최소화를 위해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편성하고,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겠다"며 "이상징후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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