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제주 역사·정서 형상화
문학 창작·지역사 연구 함께 해온 문인
조례 따라 1년간 운영·사업 자문
자료 발굴 등 문학관 정체성 보강
문학 창작·지역사 연구 함께 해온 문인
조례 따라 1년간 운영·사업 자문
자료 발굴 등 문학관 정체성 보강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문학과 지역사 연구에 힘써온 강덕환 시인이 제주문학관 제5대 명예관장에 위촉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일 강덕환 전 제주작가회의 회장을 제주문학관 제5대 명예관장으로 위촉했다. 강 명예관장은 앞으로 1년간 제주문학관 운영 방향과 주요 사업계획에 대한 자문, 수집 대상 자료 발굴·추천 등 문학관 발전을 위한 자문 역할을 맡는다.
강 명예관장은 제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92년 첫 시집 ‘생말타기’를 펴낸 뒤 30여년간 제주의 역사와 정서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왔다. 2010년에는 제주4·3을 다룬 시집 ‘그해 겨울은 춥기도 하였네’를, 2021년에는 ‘섬에선 바람도 벗이다’를 출간했다.
문학 창작에만 머문 인물도 아니다. 강 명예관장은 ‘제주4·3유적지기행-잃어버린 마을을 찾아서’, ‘만벵디사건의 진상과 증언’ 등 공저 작업에 참여하며 지역사 연구에도 힘을 보탰다. 제주문학관 건립추진위원과 제주작가회의 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과 지역 기록, 문화 행정을 함께 경험한 이력이라는 점에서 명예관장 역할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문학관에 ‘관장’이 아니라 ‘명예관장’이 있는 이유도 운영 구조와 관련이 있다. ‘제주문학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3조는 도지사가 문학관 운영을 위해 필요할 경우 문학에 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명예관장으로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명예관장은 일반적인 상근 기관장과 달리 문학관 운영 방향을 자문하고 문학적 상징성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역할에 가깝다.
제주문학관이 이런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문학관의 성격도 깔려 있다. 문학관은 전시와 수장, 교육, 창작 지원이 함께 이뤄지는 복합 문화공간이어서 행정 운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문학계를 오래 지켜본 문인을 명예관장으로 위촉해 자료 발굴과 전시·사업 방향에 현장성을 더하려는 구조다. 실제 강용준 작가가 초대 명예관장을 맡아 개관 초기 운영 안정화에 참여한 사례도 있다.
제주문학관은 제주시 도남동 연북로변에 있는 지상 4층 규모 복합 문화공간이다. 전시실과 수장고, 대강당, 세미나실, 북카페, 문학살롱, 소모임 공간, 창작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제주도는 명예관장 제도를 통해 자료 수집과 전시, 교육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강 명예관장 위촉과 관련해 “제주의 향토성이 짙은 언어와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해 온 문인”이라며 “제주문학의 가치 확산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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