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에 도달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를 계기로 단기간 급등한 환율이 추가 상승 국면에 진입할지, 아니면 단기 고점을 형성하고 되돌림에 나설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원 오른 1500.1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8일 1500원을 돌파한 이후 2거래일만에 다시금 1500선을 넘어선 결과다.
증권가는 일단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현재 레벨은 과열 구간”이라는 진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일시적인 추가 상승은 가능하지만 1500원 안착보다는 1400원대로의 반락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란 사태로 촉발된 지정학적 리스크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원유 공급 불안이 확대됐고, 이는 달러 강세와 함께 원화 약세를 자극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중동 변수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환율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된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1500원 안착 여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상방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하방 요인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구두 개입을 비롯한 환율 방어 의지와 함께 국내주식복귀계좌(RIA) 양도세 면제, 4월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은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 중심의 국내 증시 강세 역시 원화 강세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2022년 이후 뚜렷한 상승 추세를 이어왔지만, 1500원은 해당 추세 내에서 1차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구간이다. 과거 급등 국면에서도 이 레벨에서 고점이 형성된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보다는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 연구원은 “현재 환율은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저항선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란 사태가 극단적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되돌림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