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감원, 홍콩ELS 과징금 감경 시사… "재발땐 선처 없다"

박문수 기자,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2 18:32

수정 2026.03.22 18:31

이세훈 수석부원장, 금융권 경고
감경 고려치않은 규모만 4조원대
금소법 첫 시행·자율배상 등 고려
은행권 "추가 감경 필수" 주장도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금융권에 "(홍콩 주가연계증권 사태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일체 감경을 고려하지 않고 법에서 정한 제재 수준을 그대로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 수석부원장은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제재 관련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초기 시행 상황이고, 자율배상 노력을 감안해 감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ELS 과징금의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안건 상정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은행권에서 예상보다 과징금 감경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이 수석부원장의 이 같은 경고가 '감경 폭을 확대할 수 있도록 부담을 줄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수석부원장은 지난 20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주재한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 백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종전의 홍콩 ELS 제재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상황이었고, 은행의 자율배상 노력 등을 고려해 감경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LS 관련 제재가 전혀 감경되지 않았을 경우 은행 전체 과징금은 4조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5개 판매 은행에 총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통보했지만 세 차례의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치면서 과징금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융위는 정례회의 상정을 미루며 논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금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례로 당국의 소비자보호 기조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데다 은행들이 제재에 불복한 후 소송 가능성까지 고려해 제재 논리를 쌓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소법 초기 시행 상황과 은행권의 자율배상 노력을 재차 언급한 만큼 금융위에 일종의 '감경 명분'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제재심을 담당하는 금감원이 강경 기조를 고수하면 금융위 정례회의 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권에서 기대하는 최종 과징금 규모는 5000억~6000억원이다.

이미 자율배상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한 은행권에서는 '추가 감경은 필수'라는 입장이다. A은행 고위관계자는 "자율배상은 말 그대로 배상하지 않아도 되는데 당국의 압박에 은행이 자율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불완전판매가 일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1조원이 넘는 자율배상을 한 뒤 또 1조원이 넘는 과징금을 내라고 하는 처사는 지나치다"고 짚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 역시 "과징금이 1조원을 넘으면 올해 은행권의 실적은 과징금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법원에서도 당국의 해석과 다른 판결이 나오는 만큼 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의 반발이 크다. SC제일은행은 1006억원을 자율배상에 투입했다. 과징금으로 약 1000억원을 내면 연간 순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한국에서의 영업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과징금 '철퇴'가 SC제일은행의 국내 소매(리태일)금융 철수로 이어질 경우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심에 SC제일은행 행장과 노조위원장이 함께 찾아와 관련해 소명했고, 금감원이나 금융위도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