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2이닝 6실점 뭇매? 이범호 감독 "볼넷보다 맞는 게 낫다" 굳건한 신뢰
고교 시절 잃어버렸던 밸런스, 프로의 체계적 웨이트로 150km 강속구 '부활'
심재학 단장·이범호 감독이 흐뭇한 이유… 수직 상승한 연봉에 담긴 '기대감'
"올해 목표는 단연 신인왕" 황동하와 5선발 경쟁, KIA가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
고교 시절 잃어버렸던 밸런스, 프로의 체계적 웨이트로 150km 강속구 '부활'
심재학 단장·이범호 감독이 흐뭇한 이유… 수직 상승한 연봉에 담긴 '기대감'
"올해 목표는 단연 신인왕" 황동하와 5선발 경쟁, KIA가 꿈꾸는 최상의 시나리오
[파이낸셜뉴스] "맞아도 괜찮아. 뭐 어때? 아프니까 청춘이잖아"
정말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마운드 위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어린 투수에게 이보다 더 어울리는 위로는 없다.
최근 KIA 타이거즈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출신 루키 투수 김태형은 혹독한 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이닝 동안 무려 6피안타 6실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투구 수는 64개까지 불어났다. 1회를 산뜻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냈지만, 2회 들어 중심 타선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하지만 KIA 벤치의 시선은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했다. 이범호 감독은 "구위는 만족한다. 볼넷을 내주며 도망가는 것보다 차라리 시원하게 맞는 게 훨씬 좋은 방향"이라며 어린 투수의 어깨를 다독였다. 도망가지 않고 정면 승부를 택한 그 씩씩함에서 내일의 희망을 본 것이다.
사실 김태형은 프로 입단 전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덕수고 3학년 시절,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힘이 들어가면서 투구 밸런스가 크게 무너졌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그는 기적처럼 영점을 되찾았다. 평균 구속은 무려 150km에 육박할 정도로 수직 상승했다.
스프링캠프 귀국 현장에서 만난 김태형은 그 비결에 대해 "프로에 와서 체계적으로 몸 관리를 받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다 보니, 고등학교 때보다 몸이 훨씬 탄탄해졌다. 훈련 과정에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어느 순간 '이거다!' 하는 느낌이 딱 왔는데, 그 밸런스를 살려 던지니 구속도 올라오고 자신감이 붙었다"고 미소 지었다.
가파른 성장세는 구단의 대우로도 증명됐다.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은 김태형의 무한한 잠재력에 합격점을 주었고, 이는 올 시즌 대폭 인상된 연봉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무려 100%가 인상된 6000만원에 사인했다.
순위 싸움에서 전혀 전력이 되지 못했고, 시즌 후반기 몇 경기 선발로 던진 것 치고는 엄청난 연봉 상승이었다.
김태형 스스로도 "상상도 못 한 높은 금액을 제시해 주셔서 바로 사인했다. 올해 잘하라고 주신 돈인 만큼, 1군 무대에서 확실하게 보여드려야 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현재 KIA 마운드의 마지막 퍼즐은 '5선발'이다. 황동하가 최근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한 걸음 앞서가는 모양새지만, 팀의 장기적인 미래를 고려할 때 신인급인 김태형이 5선발 자리를 꿰차고 로테이션을 돌아주는 것이 구단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루키 자격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김태형의 꿈도 확고하다. "가장 큰 목표는 팀 우승과 함께 신인상을 받는 것이다. 2군에 내려가지 않고 풀타임으로 던지며 규정 이닝을 꼭 채우고 싶다."
아직 변화구의 완성도는 다듬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 찔러넣을 수 있는 '몸쪽 직구'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졌다.
두들겨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 그리고 시련을 뚫고 150km 강속구를 되찾은 땀방울이 있기에 그의 2이닝 6실점은 결코 실패가 아니다.
청춘은 맞으면서 크는 법이다. 시범경기의 쓰라린 예방주사를 맞은 김태형이 정규시즌 마운드에서 어떤 괴물 같은 피칭을 보여줄지, 호랑이 군단 팬들의 심장이 다시 한번 뜨겁게 뛰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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