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3경기 무피안타 2홀드, 150km 포심에 예리한 커브까지
21일에는 두산 안재석(슬라이더)·강승호(커브) 연속 K
구종 다변화로 '좌타자 킬러' 넘어 1이닝 필승조 진화
"투수진 안 떨어집니다" 김범수가 확신하는 KIA 불펜의 힘
"많이 던지게 해주십시오" 심 단장 감동시킨 철완의 진심
21일에는 두산 안재석(슬라이더)·강승호(커브) 연속 K
구종 다변화로 '좌타자 킬러' 넘어 1이닝 필승조 진화
"투수진 안 떨어집니다" 김범수가 확신하는 KIA 불펜의 힘
"많이 던지게 해주십시오" 심 단장 감동시킨 철완의 진심
[파이낸셜뉴스] 최근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펑펑 꽂아 넣는 좌완 불펜 투수를 3년 총액 20억 원에 영입했다는 것은 가히 당시의 상황이 빚어낸 절묘한 예술같은 계약이었다.
올봄 호랑이 군단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범수를 지켜보는 KIA 타이거즈 팬들의 입가에 연일 흐뭇한 미소가 번지고 있다. "이만하면 정말 거저 데려온 것 아니냐"는 기분 좋은 탄성이 광주를 넘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김범수의 올 시즌 시범경기 페이스는 상당히 좋다.
3경기에 등판해 2.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2홀드를 챙겼다.
특히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은 김범수가 왜 올 시즌 KIA 불펜의 '핵심 키(Key)'인지 완벽하게 증명한 무대였다.
작년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176을 기록하며 이미 '좌타자 저승사자'로 군림했던 그가, 이제는 우타자까지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두산의 까다로운 타자 안재석을 예리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더니, 후속 타자 강승호에게는 절묘하게 떨어지는 커브를 한가운데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으며 윽박질렀다.
원래 위력적이었던 150km 안팎의 포심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그리고 비중을 훌쩍 높인 '느린 커브'까지 장착하니 타자들 입장에서는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인터뷰에서 "작년보다 커브 비중을 더 높일 생각"이라며 씩 웃어 보인 그의 여유는, 그라운드 위에서 완벽한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김범수가 KIA에 가져온 것은 비단 마운드 위에서의 구위뿐만이 아니다. 덕아웃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는 강렬한 자신감과 친화력이다.
세간의 'KIA 불펜 약화' 평가에 대해도 그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야수는 몰라도 투수 면에서는 우리가 절대 타 팀에 떨어지지 않는다. 8회 전상현, 9회 정해영이라는 확실한 투수들이 버티고 있잖아요. 선발진이 5~6이닝만 잘 버텨주면 6, 7, 8회는 성영탁, 저 등 여러 투수들이 어떻게든 막아낼 수 있다"라고 그는 자신있게 말했다.
외부에서 온 이적생이 오히려 친정팀 동료들의 기를 팍팍 살려주는, 그야말로 복덩이 같은 멘트다.
한화 시절 강력한 불펜의 힘으로 가을 야구를 경험했던 그는 "KIA에서도 충분히 그런 시즌을 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동료들에게 강한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고 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의 발언이 와전되어 'K9 자주포'라는 오해 섞인 별명으로 속앓이를 하기도 했지만, 김범수는 "이제 KIA에 왔으니 기아자동차 K9만 이야기하겠다"며 재치 있게 털어냈다.
오히려 그의 진짜 진심은 심재학 단장과의 계약 테이블에서 빛났다.
"최대한 많이 던지게 해주십시오." 3년 연속 70경기 이상을 소화한 철완다운 당찬 요구였다. 부상 없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 팀의 승리를 지켜내겠다는 그의 뚝심에 구단은 3년 20억 원이라는 계약서로 화답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주는 구위와 구종의 완성도, 그리고 팀을 향한 남다른 애정과 헌신까지. 지금의 김범수라면 20억 원이라는 금액표가 너무 가볍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KIA의 투자는 분명히 그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내내 챔피언스 필드의 7, 8회는 그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커브로 '삭제'될 준비를 마쳤다. 호랑이 군단 팬들이 올봄, 이적생 김범수의 활약에 가슴 벅찬 설렘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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