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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은 밥값 가능, 선발이 진짜 야구죠" 52억 잭팟 이영하가 선발을 고집하는 진짜 이유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4 08:00

수정 2026.03.24 08:00

52억 잭팟의 여유? "캠프서 하고 싶은 거 다 했다"
"불펜은 밥값일 뿐"… 이영하가 선발 마운드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
시범경기 제구 불안 노출… 4~5선발 기상도 '흐림'
두산 마운드의 마지막 퍼즐, 가을야구 운명 쥔 이영하의 어깨
올 시즌 선발에 도전하고 있는 이영하.두산 베어스 제공
올 시즌 선발에 도전하고 있는 이영하.두산 베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산 베어스의 마지막 퍼즐은 4선발과 5선발이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 내내 이영하와 최승용 그리고 최민석을 저울질하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팬들의 시선이 가장 쏠리는 곳은 단연 4년 52억 원이라는 대형 FA 계약을 맺고 잔류한 이영하다.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토종 에이스로 군림했던 그가 4시즌 만에 선발진 복귀를 강력하게 열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귀국 현장에서 만난 이영하.사진=전상일 기자
스프링캠프 귀국 현장에서 만난 이영하.사진=전상일 기자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이영하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고액 FA 계약에 따른 부담감이 클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심리적 안정을 찾은 모습이었다. 투구 폼 수정부터 던지고 싶었던 구종 테스트까지 자신이 계획했던 모든 것을 후회 없이 쏟아부은 만족감 덕분이다.

불펜으로 뛸 때는 당장의 결과에 쫓겨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변화들을 이번 캠프에서는 마음껏 실험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불펜으로서 거액의 계약을 한 이영하가 굳이 선발 자리를 고집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영하는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지배했을 때의 쾌감이 불펜 투수로서 느꼈던 성취감보다 훨씬 크다고 잘라 말했다.

불펜으로 나서면 언제든 자신의 밥값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만 진짜 어려운 도전인 선발로 다시 한번 크게 성공하고 싶다는 강렬한 승부욕이 그를 자극하고 있다.

체력 관리나 루틴 설정 측면에서도 선발 투수가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옷이라는 확고한 믿음도 자리 잡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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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시범경기 등판 내용은 김원형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 14일 삼성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고 20일 롯데전에서는 4이닝 1실점으로 버텼지만 볼넷을 4개나 내주며 제구 불안을 노출했다.

이영하 스스로도 현재 자신의 선발 경쟁 기상도를 흐림으로 냉정하게 평가했다. 캠프에서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확실한 결과를 증명해야 할 시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크리스 플렉센과 잭 로그 그리고 곽빈으로 이어지는 1선발부터 3선발까지는 어느 팀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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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영하가 선발진의 한 축을 든든하게 받쳐준다면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시즌이 끝났을 때 그냥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이영하의 담담한 출사표는 과연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어쩌면 두산 베어스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이영하의 어깨에 두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