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약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이범호의 단호한 출사표
부상 털어낸 김도영 "이제 자기 몸을 안다"… 감독이 확신하는 '천재의 성숙'
황동하-김태형 5선발 경쟁? "둘 다 쓴다"... 롱릴리프·대체 선발 활용 유연한 마운드 운용
윤도현 1루, 2루수 투입부터 '이적생 3인방' 불펜 시너지까지… 퍼즐은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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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저는 단 한 번도 어떤 선수가 빠졌다고 해서 KIA 타이거즈가 약하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한 적이 없습니다.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겁니다"
시범경기가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지금, 지난 스프링캠프 귀국길에서 남겼던 이범호 감독의 단호하고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가 새삼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최형우와 박찬호라는 거대한 기둥이 빠져나가며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비관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재 KIA 타이거즈가 보여주는 경기력은 하위권을 예상했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3승 6패로 하위권에 분류되어있지만, 이 성적이 KIA의 100% 전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지금은 말 그대로 1.5군급 선수들을 시험하고, 주전 선수들의 감각을 유지하는 차원의 경기 운용이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성적을 떠나 현재 KIA가 가장 긍정적인 것은 소위 IF로 분류했던 자원들의 도약과 주전 선수들의 건강함이다.
지난 시즌 통으로 팀을 비웠던 김도영이 건강하게 돌아왔다. WBC에서 맹활약한데다, 사이영 2위의 산체스의 156km의 공에 배트가 따라갈 정도로 스피드가 살아있다.
늘 시즌 초반 자리를 비웠던 나성범도 3월 21일 두산전에서 멋진 2루타를 뽑아내며 부상에서 건재하다.
여기에 윤도현은 3월 21일 잠실에서 대형 아치를 2개나 그려냈다. 네일과 올러는 여전히 건재하다. 여기에 3선발 이의리도 작년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KIA를 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팬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김도영의 부상 트라우마에 대해, 이 감독은 단순히 "다 나았다"는 일차원적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본인이 자기 몸을 다 알면서 게임을 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감독의 말 속에는, 지난 시간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애제자의 '성숙함'을 향한 굳건한 믿음이 깔려 있었다.
모르고 뛸 때와 내 몸의 한계와 리듬을 알고 뛸 때는 천지 차이다. 이 감독의 예언대로 김도영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시범경기를 넘나들며 폭발적인 타격과 몸을 사리지 않으면서도 영리한 플레이로 완벽한 귀환을 알리고 있다.
현재 챔피언스 필드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황동하와 김태형의 5선발 경쟁. 이 감독의 구상 속에서 이 경쟁에 '패자'는 없다.
두 선수 모두 구위가 합격점에 달한 만큼, 한 명을 5선발로 낙점하더라도 남은 한 명을 롱릴리프나 휴식이 필요한 선발 투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대체 선발'로 중용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버티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플랜 B' 마운드 운용의 핵심으로 두 영건을 동시에 껴안은 것이다.
지난 시즌 KIA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진은 이제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었다. 특히, 김범수의 가세는 KIA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홍건희, 홍민규, 이태양, 조상우, 한재승 또한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속에 기존 선수들과의 엔트리 진입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최지민, 김기훈 등 왼손 투수들이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서 더욱 김범수의 가세가 반갑다.
이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이 오면서 기존 선수들과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나고 있다"며 껄껄 웃었다. 특히 페이스가 올라오는 여름 승부처가 되면, 이적생들이 중심이 된 필승조가 타 팀의 숨통을 완벽하게 조일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쳤다.
여기에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윤도현을 김선빈, 오선우와 함께 1루와 2루에 좌우 매치업에 따라 유동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야수진 운용 계획까지. 이범호 감독이 지난 겨울 일본의 섬에서 쉼 없이 스케치했던 호랑이 군단의 2026시즌 마스터플랜은 이미 시범경기를 통해 완벽한 채색에 들어갔다. 이범호 감독은 "우승"이라는 단어는 입밖에 내지 않았다. 그래도 우승이 목표 아니냐는 질문에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빙긋 웃어보였다.
외부의 섣부른 하위권 평가를 묵묵한 땀방울과 철저한 준비로 뒤집어버리겠다고 선언한 이범호 감독.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웃음 지었던 사령탑의 여유 뒤에는, 그 누구보다 단단하게 담금질을 마친 호랑이 군단을 향한 뜨거운 확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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