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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아, 밥상 차렸다!" 잠실 찢어버린 윤도현, KIA가 꿈꾼 '공포의 절친 타선' 뜬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23 06:00

수정 2026.03.23 06:00

시범경기 타율은 2할대지만, 잠실 연타석 아치 무서운 장타력 입증
이범호 감독 "김도영 앞에 주자 깔려야"… '강한 1번' 윤도현 카드 급부상
'1루수 윤도현' 파격 실험… 타격 재능 살리기 위한 벤치의 총력전
최형우·박찬호 공백 지울 최적의 대안… '김도영 절친' 넘어 KIA 뇌관으로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 야구에서 '1번 타자'의 개념은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처럼 발 빠르고 출루만 잘하는 쌕쌕이가 아니라,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 투수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펀치력'을 요구하는 시대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타니 쇼헤이다.

2026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KIA 타이거즈의 고민도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KIA는 계속적으로 리드오프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새로 영입된 제리드 데일이 그 후보로 꼽히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는 아쉽다. 그리고 그 해답의 중심에 '미완의 대기' 윤도현이 서 있다.

윤도현의 이번 시범경기 타율은 21일 기준 0.206(34타수 7안타)에 불과하다. 지표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하지만 방망이에 공이 맞았을 때의 파괴력은 KIA 타선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매섭다.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특히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터뜨린 연타석 홈런은 그의 타격 메커니즘이 한 단계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완벽한 증거다.

국내에서 가장 드넓은 잠실구장을 무대로, 좌완 최승용의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고, 이어 최원준의 141km 직구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시범경기에서만 벌써 3개의 대포를 가동했다. 빗맞은 안타 몇 개보다 상대 마운드에 훨씬 더 큰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는 '진짜 힘'이 붙었음을 방증한다.

현재 이범호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건강하게 돌아온' 김도영 앞에 밥상을 차려줄 테이블 세터를 찾는 일이다.

이 감독은 "김도영이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상대 팀에게는 가장 편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김도영 앞에 파괴력 있는 주자들을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외국인 내야수 제리드 데일이 시범경기 초반 타격에서 1할대(0.182)의 빈공에 시달리며 심리적 부담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

반면 윤도현은 지난 시즌 1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299를 기록하며 '리드오프' 체질임을 이미 증명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견수 김호령과 함께 1~2번을 구축하고, 장타를 갖춘 윤도현이 '강한 1번'으로 나서는 그림은 현재 KIA가 꺼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공격 시나리오다.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KIA 벤치는 윤도현의 폭발적인 타격 재능을 라인업에 고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나서고, 공격력이 좋은 오선우가 외야로 빠질 경우 발생하는 1루수 자리에 윤도현을 기용하는 파격적인 실험까지 단행 중이다.

주 포지션인 2루뿐만 아니라 1루 미트까지 씌우면서라도 그의 방망이를 반드시 타선에 포함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윤도현.KIA 타이거즈 제공

올 시즌 KIA는 최형우와 박찬호라는 거대한 공격의 축을 잃었다.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고 팀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선봉장으로 윤도현이 선택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제 그는 '김도영의 절친한 동기생'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2026시즌 호랑이 군단의 타선을 폭발시킬 가장 무서운 '뇌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잠실 담장을 훌쩍 넘긴 그의 방망이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어떤 폭발음을 낼지, 광주의 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