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 로봇, 그리고 우주 식민지 건설이라는 원대한 야망을 뒷받침하기 위해 직접 반도체 생산에 뛰어든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협력해 대규모 반도체 제조 시설인 ‘테라팹(Terafab)’을 건설하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틴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머스크는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테라팹을 짓거나, 아니면 필요한 칩을 포기해야 한다”며 “우리는 칩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직접 짓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시설에서 생산될 반도체는 테슬라의 전기차와 차세대 성장 동력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에 탑재될 예정이다.
그동안 테슬라가 자체 반도체 설계를 추진한다는 소식은 알려진 바 있으나, 스페이스X가 직접 제조 공정(팹) 건설에 참여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최근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와 합병한 스페이스X와 테슬라 간의 구체적인 지분 구조나 사업 분담 체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뒤 생산은 전문 파운드리 업체에 맡긴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7월 삼성전자와 약 170억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자율주행 및 AI 데이터 센터용 칩 생산을 맡긴 바 있다.
머스크는 “삼성과 TSMC 등이 보여준 성과에 깊이 감사하며, 그들이 가능한 한 빨리 생산량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면서도, 현재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 속도가 자신의 사업 확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을 두고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 온 머스크의 이력을 고려하더라도, 자체 팹 건설은 ‘헤라클레스적인 과업’이 될 것”이라며, 시설 구축에만 수년에 걸쳐 200억달러(약 30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에 따르면 ‘테라팹’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미세 공정 노광 장비부터 설계, 테스트, 완제품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복합 시설이 될 전망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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